지난주 13거래일 만에 자사주 매입을 재개한 삼성전자(005930)가 하루 매입량을 대폭 늘리면서 자사주 매입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갤럭시노트7’의 리콜 후폭풍으로 급락했던 주가를 방어하는 동시에 향후 주가가 추가 상승하기 전에 서둘러 매입을 끝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주 7만1,000주의 매입을 신청해 전량 사들였다. 이는 삼성전자의 1차 자사주 매입 기간이던 지난해 12월11일(7만4,300주) 이후 하루 매입량으로는 최대치다. 지난달 말 이후 13거래일 만에 자사주 매입이 재개된 지난 13일부터 전날까지의 하루 매입량(6만5,000주)과 비교해서도 6,000주나 많은 규모다.
삼성전자는 7월 말 4차 자사주 매입계획을 통해 오는 10월 말까지 자사주 99만주(보통주 기준)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가까지 치솟으면서 매입 비용이 급증하자 돌연 자사주 매입을 중단했다가 13일부터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루 6만5,000주씩 다시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이날까지 자사주 77만5,000여주를 매입, 당초 목표량(99만주)의 약 78%를 채우게 됐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의 리콜 이슈가 확산되자 삼성전자가 주가 방어 차원에서 당초 계획보다 공격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는 개인(-114억원)과 기관(-992억원), 외국인(-11억원)이 모두 순매도에 나선 가운데도 자사주 매입(1,130억원)이 매도 물량을 모두 받아내며 주가를 방어했다. 장중 한때 16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44% 오른 159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가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현재 주가 수준에서 매입을 모두 끝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60만원 아래를 적정 매입 가격대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사주 매입이 모두 끝날 경우 주가는 다시 140만~160만원의 박스권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융완화 결정에 힘입어 전날보다 10.28포인트(0.51%) 오른 2,035.99로 장을 마감하며 2,030선에 안착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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