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출전권을 따내고 돌아온 ‘국내 1인자’ 박성현(23·넵스)이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박성현은 23일 강원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CC(파72·6,52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 1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아 4언더파 68타를 쳤다. 3타 차 공동 9위로 출발한 박성현은 이 대회 2연패와 시즌 8승 기대를 높였다. 2주 전 이미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약 12억1,300만원)을 쓴 시즌 7승의 박성현은 남은 대회에서 3승을 보태면 최다승 신기록도 작성한다. 이 부문 기록은 지난 2007년 신지애(28)의 9승이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 남은 대회 중 1~2개를 쉰다 해도 이번 주를 포함해 6~7차례의 기회가 있다.
국내 대회를 마친 당일에 프랑스로 출국하는 등 빡빡한 일정에도 박성현은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에 올라 시즌 상금 상위 자격으로 내년 LPGA 투어 풀시드를 확보했다. 지난 20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귀국한 박성현은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이날도 특유의 호쾌한 장타로 버디 행진을 벌였다. 그는 “(최다승 기록이) 가까워질수록 더 욕심이 난다. 꼭 차지하고 싶은 타이틀”이라며 내년 일정에 대해서는 “국내 대회와 해외 대회를 함께 뛰는 것도 비중 있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박성현은 전반을 3m짜리 버디 2개로 마친 뒤 후반 들어 버디 3개에 보기 1개를 적었다. 2m의 이글 기회를 놓친 7번홀(파5)과 벙커 샷 실수로 보기를 범한 8번홀(파3)이 아쉬웠지만 9번홀(파4)을 버디로 마무리하며 미소를 보였다. 지난해보다 코스가 길어지고 러프, 그린 난도도 높아졌으나 박성현은 5개 파5 홀에서 버디 3개를 잡으며 장타 어드밴티지를 십분 이용했다.
드라이버 샷 평균 264야드로 국내 최장타자인 박성현은 같은 조 김세영(23·미래에셋)과의 장타 대결에서도 더 멀리 보내는 홀이 많았다. LPGA 투어에서 2년간 5승을 거둔 세계랭킹 6위의 김세영은 올 시즌 평균 271야드를 찍고 있다. LPGA 투어 전체 6위. 과거 KLPGA 투어 대표 장타자는 김세영이었다. 이날 김세영과의 장타 승부에 대해 박성현은 “엎치락뒤치락했다. 3년 전엔 내가 20야드 정도 뒤졌다”고 했지만 김세영은 “오늘 (박)성현이가 나보다 5~10m 더 보낸 것 같다”고 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5위에 오른 김세영은 이날 버디 5개에 보기 4개로 1언더파에 그쳤다. 그러나 11번홀(파5) 아웃오브바운즈(OB) 등 티샷이 흔들렸음에도 막판 세 홀에서 버디 2개를 떨어뜨려 남은 이틀을 기대하게 했다. 후원사 주최 대회라 한국을 찾은 김세영은 1년 만에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했다. 양수진(25)은 18번홀(파3) 홀인원을 앞세워 7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섰고 초청선수로 출전한 전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는 2언더파로 선방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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