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졸졸졸 약해진 소변줄기…뱃살 빼면 다시 콸콸콸

'비만' 중년남성 전립선비대증·암 발병률 정상체중보다 20% 높아

밤에 자다 일어나 소변 자주보고

배뇨 후에도 잔뇨 남으면 의심을

50대 이상 나이들수록 발병률 쑥

40대부터 年 1회씩 검진 받아야





60대 남성 A씨는 요로가 막히는 급성요폐로 응급실을 찾았다. 평소 전립선비대증에 따른 배뇨 장애로 불편을 느껴왔던 그는 약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아 전립선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 후 절제된 전립선에서 생각지도 않던 암이 발견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암을 키우고 있었던 셈이다.

전립선은 방광에서 요도로 이어지는 부위에 자리 잡은 남성 생식기관 중 하나로 정액 액체 성분의 30% 이상을 만들어 분비한다. 방광 바로 밑에 있으며 밤톨 모양에 무게는 20g 정도 된다.

전립선이 비대증이나 암으로 커져 요도를 압박하면 배뇨 장애가 나타난다. 툭하면 오줌이 마렵고 잠을 자다 화장실에 가려고 자주 일어나는 식이다. 소변이 바로 나오지 않고 소변 줄기가 약해지며 중간에 끊어지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별개=이런 증상을 일시적인 것으로 잘못 판단해 치료를 미루면 요실금, 요로감염, 급성요폐와 만성 방광 기능부전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특히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의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별개의 질환이다. 홍성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이 심해진다고 전립선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며 “전립선비대증은 정상 세포가 나이가 들면서 비대해지는 것인 반면 전립선암은 전립선의 비정상 세포가 무질서하게 자라나며 주변 조직은 물론 혈관·임파선을 통해 다른 장기나 림프절·뼈·폐 등 여기저기로 퍼져나가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비만 남성, 전립선암 발병 위험 1.2배 높아=전립선암은 인구 고령화, 고지방식·패스트푸드 섭취량 증가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대표적 질환 중 하나다. 지난 2013년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남성은 9,515명으로 2000년 1,304명의 7.3배로 불어났다. 연평균 증가율(1999~2013년)도 11.8%로 갑상선암(21.2%)에 이어 남성암 중 2위다. 미국·유럽 등지에서는 남성암 1위를 차지한 지 오래다. 혈액 내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와 건강검진 보편화로 조기 발견율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우리나라 40대 이상 남성의 절반가량이 비만 체형이어서 전립선암 위험도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3~2004년 국민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42만여명의 10년간 건강 기록을 추적 분석한 논문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왔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비만 남성은 정상 체중 남성(18.5~22.9)에 비해 전립선암 발병 위험도가 1.2배 높았다.



2009~2013년 발생한 국내 전립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92.5%로 2001~2005년(80.2%)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미국(98.9%), 캐나다(96%)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혈액검사 등으로 조기 진단 가능=전립선비대증이 심하면 우선 약물치료를 한다. 하지만 전립선의 크기가 크고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장기간 약물 복용이 부담스러운 환자, 급성요폐 경험자는 수술을 하는 게 좋다.

전립선암은 매우 서서히 자라고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 전립선암 진단을 위해서는 우선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의 상태를 파악하는 직장수지검사(DRE)와 혈액에 PSA가 있는지를 검사한다. 두 검사에서 이상이 있는 경우, 전립선 초음파검사에서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경우 전립선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전립선암은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40세 이하의 남성에서는 드물지만 50세 이상에서 급격히 늘어난다. 특히 60세 이후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50세 때부터 전립선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다만 아버지나 형제들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남성은 40대부터 매년 1회 이상 전립선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전립선암은 약 9%에서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가족력이 있는 집안은 그렇지 않은 가계에 비해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8배 정도 높다.

조진선 대한비뇨기종양학회 회장은 “암이 전립선 내에 국한된 초기 전립선암을 치료할 경우 5년 생존율이 100%에 이르지만 전립선을 넘어간 진행암인 경우 38.6% 수준으로 크게 낮아진다”며 “간단한 검사를 통해 조기 검진이 가능하므로 일반 남성은 50대부터,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40대부터 매년 1회 검사를 받고 예방관리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정구 고려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레이저(holmium laser)를 이용한 홀렙수술로 비대해진 전립선을 완전히 제거하면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나타났던 배뇨 장애 등 하부요로 증상이 호전되고 전립선암으로부터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PSA 수치가 4ng/㎖ 이상이면서 전립선 조직검사를 통해 암 진단이 되지 않았던 환자 중 20.6%는 홀렙수술을 통해 제거한 전립선에서 암이 발견됐다”며 “다른 수술법을 썼더라면 숨어 있던 미세한 암을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