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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명부터 실적까지...너무 잦은 공시 오타

벌점 등 제재수단 없다 보니

일부 상장사 안일한 태도 보여

주총 날짜·영업익도 잘못 기재

정정공시 남발...투자자 혼란





‘길다를 짧다로, 3,650원을 6,350원으로.’

개미 투자자들의 ‘투자 나침반’ 역할을 하는 공시가 잦은 오타로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허위공시 등 불성실공시와 달리 오타공시는 벌점 등의 제재수단이 없다 보니 일부 상장사들이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의 유명한 대사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잔”이라는 식의 오타 공시가 수두룩하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테크윈(012450)은 전날 장 마감 후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공시를 낸 지 한 시간 만에 정정공시를 냈다.

한화테크윈은 미국 P&W(Pratt&Whitney)의 싱가포르 생산법인 지분 30%를 인수하며 회사명 약칭을 ‘PWMS(P&W NGPF Manufacturing Company Singapore Pte. Ltd)’가 아닌 ‘PMWS’로 잘못 기재했다. 단순 실수이긴 하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정정공시로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한화테크윈처럼 업체명이나 이름을 잘못 적는 실수는 공시에서 흔하다. 지난 21일 유양디앤유(011690)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자의 이름을 잘못 기재해 정정공시를 냈다. 유양디앤유는 첫 공시에서 ‘㈜애드비욘’을 ‘㈜애비뉴욘’으로, ‘㈜토러스투자’를 ‘㈜토러스투자자문’으로 잘못 제출했다. 앞서 8일 극동유화(014530)는 대주주의 주식보유 변화를 신고하는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서 아이베스트투자의 자회사인 아이베스트개발의 수익을 사들인 것을 아이베스트투자로 잘못 기재해 정정공시를 내기도 했다. 지금도 공시를 살펴보면 개인투자자들이 헷갈릴 정도로 공시가 복잡하다. 중앙오션(054180)은 ‘주주총회소집결의’ 공시에서 자사의 이름을 ‘중옹오션’, 인바디(041830)와 비츠로셀(082920)은 각각 거래상대방과 사내이사의 이름을 잘못 적어 공시를 정정했다. 6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주방용 전기기기 제조업체 자이글(234920)은 증권신고서 내 사업위험에 대한 부분에서 ‘주방가전 시장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 주기가 다른 산업보다 짧아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다’는 부분을 ‘길다’고 잘못 기재해 정정공시를 냈다.

그나마 단어를 틀린 것은 봐줄 만한 편이다. 숫자를 잘못 기재하는 사례도 등장한다. 파이오링크(170790)는 올해로 예정됐던 주주총회 날짜를 내년인 2017년으로, 리젠(038340)은 올해 치러진 이사회결의날짜를 지난해인 2015년으로 잘못 기재했다. 실적이나 주가 등을 잘못 작성하는 경우도 있다. 메이슨캐피탈(021880)은 ‘22억6,300만원’이던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320억9,000만원’으로, 에너토크는 ‘3,650원’이던 자사임원의 주식 취득단가를 ‘6,350원’으로 적으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전문가들은 오타를 이유로 공시를 정정하는 것에 대한 별다른 제재가 없다 보니 빈번한 오타가 나타난다고 꼬집는다. 공급계약 등의 경우 금액이 일정 비율 이상 바뀌어 정정공시를 낼 경우 불성실공시로 지정될 수 있지만 오타를 이유로 정정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상장사 입장에서는 사소한 오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정공시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특히 실적 등 숫자와 관련된 경우에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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