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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Travelogue]유커 늘어나며 범죄도 급증...관광산업 폐해 대책 세워야





관광산업을 일컬어 ‘굴뚝 없는 청정산업’이라고도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굴뚝이 없는 것은 맞지만 청정산업은 아니다. 관광산업도 제조업 등 다른 분야처럼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관광객들이 이동하려면 교통수단이 필요하고 이는 연료를 태운다. 관광객들이 내다 버리는 쓰레기도 적지 않다. 관광객이 때로는 특정지역의 원주민과 마찰을 빚거나 지역 환경을 바꾸기도 한다. 간접적으로는 굴뚝도 있는 셈이다.

최근 제주도가 외국인, 정확히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범죄로 시끄럽다. 지난 17일 제주의 한 성당에서 기도하던 김모(61)씨가 중국 관광객 첸모(50)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살인·폭행 같은 중범죄와 함께 무질서·자연훼손 등도 폭증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도둑과 거지·대문이 없다는 ‘삼무(三無)의 섬’ 제주도의 청정 이미지가 사라져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관광산업이 번창하면서다.

우리와 문화가 다른 이들 이방인에 의한 범죄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제주도는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2002년 입국비자를 받지 않는 ‘무사증 입국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유커가 급증했다. 2011년 15만3,862명이던 제주 무사증 입국자는 지난해 62만9,724명으로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전체 무사증 입국자 가운데 유커가 62만3,512명(99.0%)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범죄도 급증했다. 2011년 121명으로 집계된 외국인 범죄자 수는 2015년 393명으로 역시 4배 가까이 늘었다. 즉 외국인 범죄의 증가는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를 막기 위한 인력과 장비·조직의 보강이 뒤따랐어야 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제주도·경찰 등 관련 기관들이 부랴부랴 비상대책을 세우는 척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27일은 ‘관광의 날’이었다. 정부나 업계에서도 앞다퉈 일자리 창출, 내수경기 활성화 등의 성장에 집중했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이 사상 최대 수준을 넘었다며 이제는 양적 측면에서 질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문제는 이 산업의 어두운 측면에는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쏟아지는 외국인 관광객으로 인한 내국인의 피해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숙명적인 태도다. 외국인을 실어나르는 관광버스들로 서울 시내는 늘 교통체증을 빚고 ‘중국화’한 명동에서는 한국인이 오히려 푸대접을 받고 있다. 마을이나 대학 등을 찾아다니며 일으키는 소음과 오염물질 배출도 인내의 한도를 넘고 있다.

면세점을 찾는 관광버스 때문에 길이 막힌다면 누구의 책임일까. 직접 이익을 얻는 면세점이 가장 큰 부담을 져야 마땅하다. 다음은 지자체인 서울시, 그리고 세금을 걷는 중앙정부일 것이다. 관광산업 폐해로 인한 반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면밀한 대처가 필요하다.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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