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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Travelogue] 재난 덮친 천년고도 경주…여행객 늘려 다시 살려야

주말인 지난 7~8일 한국관광공사와 관광 관련 기관·단체 등의 관계자들이 대거 경상북도 경주에 모였다. 지진에 따른 관광객 감소로 고통 받고 있는 경주 지역에 대한 지원방안을 협의하기 위해서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심지어 12일(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각종 행사와 여행을 경주로 하자”고까지 호소하기도 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경주에서 최초 지진이 발생한 후 9월 말까지 수학여행을 계획 중이었던 161개교 대부분이 취소 또는 연기했고 놀이시설 이용객도 급감하는 등 경주 지역 관광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진이 계속되면서 불안 심리는 가시지를 않는다.

특히 경주는 최근 3년간 관광산업을 덮친 국내 대형재난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받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대표적인 수학여행지였던 경주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는 경주에 메르스 국가치료병원이 지정되고 환자 발생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지인이 발길을 끊었다. 이제 회복될 만하니 다시 사상 최대의 지진이 들이닥친 것이다.

그나마 세월호나 메르스는 극복이 가능하고 실제 성공했다. 하지만 지진은 끝이 없다. 언제 다시 발생할지, 종언을 고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만큼 위협적인 대상이다. 물론 현재로는 관광객이 지진으로 피해 입을 확률은 ‘0’에 가깝다고 한다.

관광은 재난과는 상극이다. 관광객이 피해를 입는다는 측면에서가 아니다. 관광은 뭔가 흥겨운 일인데 이는 재난을 당한 현지인들의 입장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경주에서 지진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피해자들 틈에서 재미나게 논다는 것이 뭔가 잘못을 저지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사람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세월호 사태였다. 추모 분위기에서 대부분의 관광 이벤트나 축제가 취소됐는데 이는 자발적인 측면도 없지 않았다. 지진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관광산업을 ‘산업’이라고 말하지만 경제논리가 아닌 분위기에 심하게 좌우되는 측면이 강한 셈이다.



생각을 바꿔보자. 진정으로 재난피해 지역을 돕는 것은 멀리서 표정으로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나서 뭐라도 하는 것이다. ‘천년고도’ 경주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면 경주를 방문해 소비를 해야 한다.

한때 경주는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관광지였다. 경주는 당연히 방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남녀노소가 생각하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다른 곳에 새로운 볼거리와 놀 거리가 잇따라 생기면서 경주는 상대적으로 쇠퇴해가고 있다. 그저 그런 수학여행지·유적답사지 정도로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을 계기로 정체된 경주를 흔들어 깨웠으면 한다. 유구한 역사가 살아 있고 또한 체험거리도 많은 대표 관광지로서의 위상 확립이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처럼 경주의 부활을 기대해본다.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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