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테리사 메이 총리를 비롯한 내각의 주요 인사들이 유럽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하기 위해 EU에 분담금을 계속 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협상이 가시화되면서 EU 탈퇴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자 분담금 카드를 고려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EU 분담금은 영국 정부가 EU에서 집행하는 각종 프로젝트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0~2014년 한해 평균 영국이 EU에 낸 분담금은 71억파운드(약 9조8,320억원)였다.
하지만 영국 내 브렉시트 강경파는 영국이 EU 분담금을 계속 내는 것은 브렉시트를 선택한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FT와 인터뷰한 코너 번스 하원의원은 “분담금 지급 문제는 지난 6월23일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이미 거부됐다”며 “EU에 돈을 계속 낸다면 브렉시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의 분담금 지급 방안에 대한 EU의 반응도 냉담하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브렉시트의 본질은 영국이 분담금을 내지 않고 EU와 경제적 관계도 단절하겠다는 것”이라며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단일시장 접근권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