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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부패 스캔들' 유탄 맞은 배우 디캐프리오

나집 총리가 1MDB서 빼돌린 돈

주연으로 나온 영화 제작에 쓰여

디캐프리오 "기부금 반환할것"

월가의 추악한 면을 그린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공식 포스터/위키피디아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부패 스캔들의 불똥이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에게까지 튀었다. 나집 총리가 국영투자회사 1MDB에서 빼돌린 돈이 금융산업의 추악한 면을 그린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제작에 쓰인 정황이 포착되면서 영화 같은 현실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마틴 스콜세지가 감독한 이 영화에 디캐프리오는 제작자로 참여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리어나도디캐프리오재단(LDF)은 성명을 통해 “디캐프리오는 (1MDB 스캔들과 관련해) 미 정부의 안내와 지시에 기꺼이 따르겠다”며 “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받은 모든 선물과 기부금을 신속히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개봉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주가조작과 자금세탁으로 월가의 억만장자가 됐다가 몰락한 조던 벨포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디캐프리오와 스콜세지 감독은 벨포트의 회고록을 인상 깊게 읽고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수년간 뛰어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악연은 나집 총리의 의붓아들인 리자 아지즈가 세운 레드그래닛픽처스가 영화제작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1MDB에서 횡령한 자금 1억5,500만달러가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리자와 그의 측근인 조 로는 영화제작을 계기로 디캐프리오가 골든글로브 시상식 수상소감에서 언급할 만큼 그와 절친한 사이로 발전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측근들을 인용해 이들의 관계가 지금은 끊어졌다고 전했다.

디캐프리오는 또 유엔 평화대사로서 기후변화 방지에 앞장서온 활동에도 ‘검은 돈’이 얽혀 있다는 흔적이 드러나며 환경단체들의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미 법무부가 접수한 기소장에는 로가 2013년 당시 디캐프리오 주최 자선경매에 참석해 고가의 미술품을 108만달러어치 구매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1MDB 스캔들은 나집 총리가 경제개발을 한다며 2009년에 만든 국부펀드에서 최소 35억달러를 빼돌렸다는 의혹이다. 횡령한 자금은 부동산과 미술품 등을 사들이는 등 나집 총리와 측근들이 호화생활을 하는 데 사용됐다. 미국·싱가포르·스위스 등 각국은 지난해부터 해당 사건에 대한 공조수사를 진행해왔으나 나집 총리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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