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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에… 현대차, 멕시코 생산기지 원점서 재검토

멕시코산 35% 관세 부과 공약 부담

기아차도 북미공략 차종 수정 불가피





미국 45대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현대·기아차의 북미 시장 투자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 공약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른 무관세를 철폐하고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35%의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 대응을 위해 제2공장을 고려하던 현대차는 입지를 두고 원점에서 재검토에 돌입했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 생산 차종 전략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9일 미국 대선 결과를 두고 북미 시장 투자 전략을 다시 살피고 있다. 기아차보다는 현대차의 고민이 더 큰 상황이다.

현대차는 엘란트라(아반떼) 등 세단 위주의 생산 설비를 갖춘 미국 앨라배마 공장(연 30만대) 외에 SUV 위주로 생산할 수 있는 제2공장 건설을 검토해왔다. 올해 6월부터 앨라배마 공장 라인 개선(5만대)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10만대)에서 총 15만대의 싼타페를 생산할 수 있게 됐지만 물량을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에는 미국 내 공장 신설보다 기아차처럼 땅값과 인건비와 저렴한 멕시코에 짓는 방안에 무게가 더 실렸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2공장 투자 계획은 원점에서 다시 전면 재검토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부담이다. 자동차 수출관세는 한미 FTA로 2012년 3월 2.5%에서 점차 낮아져 올해 3월부터 무관세를 적용 받고 있어 당장 큰 피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제2공장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기아차 역시 멕시코 공장 운영 방안에 대한 고민에 돌입했다. 기아차는 9월부터 연 생산력 40만대 수준의 공장을 가동했다. 트럼프가 3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기아차의 소형차인 ‘K3’ 가격이 미국 시장에서 35%가량 높아진다. 다만 기아차가 전체 40만대 생산력 중 10만대 수준에서만 K3를 생산하고 있어 향후 영업이익률이 높은 중~대형차 생산도 고려하는 등 투자 전략을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3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공화당 소속 의원들을 만나는 등 향후 상황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미국 내 정책 수립을 위해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공화당 소속 뎁 피셔, 새드 코크런, 존 바라소 상원의원과 존 덩컨, 다이앤 블랙 하원의원을 직접 안내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우려가 현실화되지는 않겠지만 투자 전략 등의 수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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