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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의 '디지털 혁명'

판페이·모바일플랫폼으로 '판 바꾸기' 나서<br>단순 카드사 넘어 '스마트 세상' 디자인한다

신한카드는 ‘신한FAN페이’와 생활밀착형 업종과의 모바일 플랫폼 동맹(MPA)을 통해 통합 결제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MPA 체결식에 참석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은 카드업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카드업계에 불어 닥친 불황의 여파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여전히 카드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 전략의 핵심은 모바일 앱카드 ‘판페이’의 확장, 그리고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디지털 혁신’이다. 불황 타개를 위한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의 전략을 들여다봤다.

“카드 DNA를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이제는 모든 것이 스마트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과 마그네틱이 결합된 카드 실물 자체에 얽매이지 말고 변화해야 한다.”

한때 카드업계를 술렁이게 만든 이 발언의 주인공은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다. 그는 지난 2014년 10월 열린 신한카드 하반기 전사 대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이 언급하며 큰 틀의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그리고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신한카드는 당시 위 사장의 발언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업계 부동의 1위이자 개인카드 연간 이용액 100조 원 시대를 연 신한카드는 다양한 혁신적 전략과 마케팅 기법,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여 왔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행보는 다른 경쟁사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위 사장은 취임 후 ‘빅 투 그레이트(Big to Great)’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단순히 카드업계의 큰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신한카드의 혁신 전략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위성호 사장의 ‘빅 투 그레이트’
위성호 사장은 카드업계 CEO 가운데 소문난 얼리어답터다. 새롭게 출시되는 IT 기기들은 빠짐없이 사용해본다. 뼛속까지 ‘금융맨’이지만 IT 분야 지식에도 해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얼리어답터 기질은 비단 IT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트렌드가 탄생할 때 마다 이를 카드시장과 접목시킬 방안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새로운 경영화두를 제시한다. 지금까지 신한카드가 카드업계의 혁신을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위 사장의 이러한 능력에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의 혜안이 처음 빛을 발한 곳은 모바일 시장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앱카드 ‘판(FAN)페이’와 ‘모바일 플랫폼 연합(MPA·Mobile Platform Alliance)’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3년 12월 국내 카드업계 최초의 앱카드인 ‘신한 앱카드’를 출시했다. 이후 신한 앱카드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승장구했다. 국내 앱카드 최초로 누적 발급 1,000만 장을 돌파했고, 거래량 역시 급증해 지난해 신한 앱카드로 결제된 금액은 3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올 초 신한 앱카드는 ‘판페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여기에는 고객과 고객, 사업과 사업을 연결해 금융생활의 새로운 ‘판’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현재 판페이 회원 수는 약 470만 명으로 전체 신한카드 회원 수인 약 2,200만 명의 20% 수준이다.

판페이가 성공 가도를 달리자 신한금융 계열사들도 판페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한카드,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7개 계열사가 운영하는 통합 포인트 서비스 ‘신한 FAN 클럽’을 판페이 플랫폼에 론칭했다.

‘신한 FAN 클럽’은 기존에 운영하던 ‘마이신한포인트’ 적립 대상을 신한카드 이용 실적뿐 아니라 그룹사와의 금융거래 실적으로까지 확대한 서비스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 고객들은 카드 거래 실적뿐 아니라 여타 계열사 거래에서도 포인트 적립이 가능해졌다. 적립된 포인트는 카드 결제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예·적금, 펀드, 보험료 납입에도 쓸 수 있다. 그밖에 환전, 금융 수수료 납부에도 이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판페이의 목표는 단순한 결제를 넘어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스마트폰 터치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편리성과 혜택, 재미를 한 번에 제공하는 것”이라며 “판페이 고객을 기반으로 생활 밀착형 모바일 플랫폼 구축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신한카드는 판페이의 성장을 기반으로 생활 밀착형 모바일 플랫폼 구축에도 본격 시동을 걸었다. 위 사장은 취임 이후 꾸준히 ‘모바일 플랫폼 연합(이하 MPA)’이라는 개념을 언급해왔다. MPA는 이종 업종과 카드사의 전략적 연합체다. 마트, 교통, 여행, 서점 등 결제가 필요한 모든 업종에서 신한카드의 모바일 카드앱을 사용해 결제할 수 있는 하나의 통합 결제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 위 사장의 목표였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GS리테일, 홈플러스, SPC그룹, 동부화재, 한국스마트카드, 티켓몬스터 등 각 분야 대표 업체 18개사와 MPA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생활 밀착형 통합 플랫폼 사업의 출발을 알렸다. 카드사가 모바일 앱카드를 기반으로 다른 회사들과 제휴해 통합 결제 플랫폼을 만든 것은 이번 MPA가 처음이다.

위 사장은 MPA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모바일쇼핑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의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오프라인 시장도 영역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모바일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대표 기업들과 손을 잡게 됐다”고 강조했다.

좀 더 쉽게 MPA가 바꿔놓은 결제 세상을 살펴보자. 소비자는 신한카드의 ‘판페이’로 충전한 티머니를 사용해 지하철을 타고, GS25 편의점에 들러 판페이로 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미리 실물카드의 정보를 스마트폰에 입력한 뒤, 실제 결제할 때는 결제비밀번호 6자리만 누르면 모든 과정이 종료된다.



사실 이 같은 방식으로 결제를 하는 시스템은 기존에도 존재해왔다. 신한카드 판페이의 특징은 바로 ‘업체와의 제휴’에 따른 편의성과 혜택이다. 사용자들은 판페이 참여사들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각 사마다 적립되는 개별 포인트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점이다.

신한카드는 연말까지 MPA 제휴사를 30여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제휴사가 일정 수준까지 확보되면 판페이 플랫폼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유료 콘텐츠 사업도 준비한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판페이의 서비스 구성을 보면 단순히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에만 대응하려는 의도는 아닌 것 같다”며 “확고한 1등 플레이어가 없는 상황에서 전체 모바일 결제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카드상품 ‘코드나인’을 출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빅데이터 활용도 카드업계 선두주자
신한카드가 카드업계를 선도하게 만든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빅데이터(Big Data)’다.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미 여러 산업군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장과 고객의 트렌드를 읽고, 이에 맞는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카드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카드 결제 고객들의 방대한 소비 정보를 분석하며 맞춤형 혜택과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다. 상품 개발에도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했다. 카드 사용량과 소비 성향 등을 분석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품은 과감히 없앴고, 트렌드에 부합하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했다.

이 같은 카드업계의 빅데이터 활용은 신한카드에서부터 출발했다. 지난 2013년 12월 국내 카드업계 최초의 ‘빅데이터 센터’를

출범시킨 신한카드는 지금까지 빅데이터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카드사로 손꼽힌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센터 설립 후 곧바로 신한카드 고객 2,200만 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이후 유사한 소비성향을 가진 각각 9개의 남녀 그룹을 도출해 일종의 ‘고객 인사이트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나온 카드상품이 바로 ‘코드나인(Code9)’이다.

빅데이터 기반 카드상품 ‘코드나인’ 시리즈는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10개월 만에 200만장이 발급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단일 브랜드 카드로는 최단 기간 500만장 발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신한카드측은 올 연말까지 코드나인 발급이 600만장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보유한 방대한 빅데이터는 비단 카드상품 개발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컨설팅을 진행하며 다양한 소비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에서의 컨설팅이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최근 해외 관광객들의 국내 카드 결제 사용 실태를 분석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제공했다. 문체부는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관광코스를 개발해 관광수익을 높이는 데 활용했다. 지난해 6월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 이른바 ‘메르스’로 인해 달라진 소비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경기도청과 손잡고 신용카드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했다. 이후 분석 자료는 실제로 메르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돕는 데 사용됐다.

최근에는 빅데이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서울대와 손잡고 인공지능 딥러닝 방식에 기반을 둔 ‘카드부정사용 거래적발 시스템(FDS)’ 개발에 나선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점점 고도화, 지능화되는 해외 카드 부정거래에 대응하기 위해 딥러닝 방식의 FDS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며 “연구가 진행되고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면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위성호 사장은 신한카드 창립 9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맞아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방식을 활용해 새로운 고객 가치와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한다”며 “올해를 디지털 창업 원년으로 삼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복합 금융회사로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차별화된 신기술과 비가격 경쟁력 확보, 경계를 허문 영업력 확보로 경쟁자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신한카드는 지금껏 판페이, 빅데이터 등 창의적인 전략과 서비스로 국내 카드업계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왔다.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거대하게 판을 바꿔가며 시장 1등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또 어떠한 디지털 혁신으로 시장의 판을 뒤흔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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