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전 세계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범용철강제품 설비를 매각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고급철강재 개발과 생산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를 열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우신에이펙이 신청한 사업재편계획 3건을 승인했다. 세 업체는 승인받은 사업재편계획에 한해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 혜택을 받는다. 기활법은 정상기업의 사업재편을 돕기 위해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절차와 규제를 간소화해주고 세제·자금·연구개발(R&D)·고용안정 등을 한 번에 지원하는 제도다. 일명 ‘원샷법’으로도 불린다.
전 세계 철강시장은 중국이 자국에서 과잉생산돼 팔리지 않고 남아도는 철강을 해외시장에 낮은 가격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하는 탓에 공급과잉에 허덕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9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 우리 철강업체가 중국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범용제품 대신 고품질·고급 철강을 생산하는 쪽으로 자율 구조개편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철강업종 가운데서는 지난달 강관 제품 제조업체인 하이스틸이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 후 처음으로 철강업종 사업재편 계획을 승인받았다.
현대제철은 이번 사업재편계획 승인에 따라 인천공장 단강(잉곳) 생산용 전기로(20만톤)를 매각한다. 매각한 자금을 발판으로 순천공장에 고부가 단조제품 설비투자와 고급 금형·발전용 강종, 고합금·고청정 제품 기술개발과 설비 확충에 나설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포항 제2 후판 공장과 설비를 매각해 연 340만톤의 후판 생산능력을 160만톤으로 줄인다. 대신 고급 컬러 강판과 내진 성능이 갖춰진 초대형 H형강, 고효율 친환경 전기로 제강 기술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건설기자재 업체인 우신에이펙은 연 5,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알루미늄 제품 생산설비와 약 50만㎡ 규모의 생산설비를 매각 또는 폐기하고 선박용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분야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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