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금)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진행된 37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에 ‘내부자들’이 선정됐다. 이병헌과 김민희가 주연상을, 쿠니무라 준과 박소담은 조연상을 각각 수상했다. 감독상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받았다.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내부자들’의 제작사 관계자는 “이런 시국에 내부자들이 이 상을 받는게 정말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건강한 대한민국이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께 감사드린다”며 짤막하지만 강렬한 소감을 남겼다.
7전8기 끝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병헌의 소신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찍으며 너무 재미있는데 현실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 아닌가 생각했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지금은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겨버린 것 같은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TV를 보면서 모두가 한마음이 되서 촛불을 들고 있는걸 보고 언젠가는 저것이 희망의 촛불이 될거라는 믿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여우조연상 박소담은 예상치 못했던 수상인 듯 마이크 앞에서 떨리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여우조연상이라는 다섯 글자가 무겁게 느껴졌는데 상을 받고 나니 더 무겁다”며 “이 부담을 안고 성실이 연기생활을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남우조연상은 ‘곡성’에서 치열한 연기를 펼친 쿠니무라 준에게 돌아갔다. 그는 “한국영화는 어떻게 이렇게 파워풀한가, 배우들의 존재감과 힘이 항상 궁금했었다”며 “감독의 지시 하에 스태프, 배우가 높은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것을 보고 자부심이 한국영화의 힘이며, 그것이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남녀 신인상은 ‘아가씨’에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태리와 ‘동주’에서 가슴 먹먹한 송몽규를 연기한 박정민이 수상했다. 박정민은 “송몽규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연기자가 되겠다”고, 김태리는 “숙희와 아가씨가 그랬듯 한발 한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말로 신인다운 각오를 내비쳤다.
당초 ‘곡성’이 11개 부문, ‘부산행’이 9개 부문에 후보를 올리며 두 작품이 과연 몇관왕을 올릴지 기대를 모았으나 이번 시상식 수상작들은 고루 분포됐다. ‘곡성’은 감독상, 남우조연상, 편집상, 음악상, 청정원 인기스타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고 이어 ‘아가씨’가 3개 부문, ‘내부자들’과 ‘동주’가 각각 2개 부문을 수상했다.
한편 37회 청룡영화상은 2015년 10월 9일부터 2016년 10월 9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21편의 한국영화가 최종 후보작에 올라 총 18개 부문의 시상이 이뤄졌다.
| 다음은 수상작(작) 명단. ▲최우수작품상=내부자들 ▲남우주연상=이병헌(내부자들) ▲여우주연상=김민희(아가씨) ▲감독상=나홍진(곡성) ▲남우조연상=쿠니무라 준(곡성) ▲여우조연상=박소담(검은 사제들) ▲신인남우상=박정민(동주) ▲신인여우상=김태리(아가씨) ▲신인감독상=윤가은(우리들) ▲촬영조명상=이모개, 이성환(아수라) ▲편집상=김선민(곡성) ▲각본상=신연식(동주) ▲미술상=류성희(아가씨) ▲음악상=장영규,달파란(곡성) ▲기술상=곽태용, 황효균(부산행) ▲청정원 인기스타상=정우성(아수라), 배두나(터널), 쿠니무라 준(곡성), 손예진(덕혜옹주) ▲청정원 단편영화상=여름밤 |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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