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사실상 5,000만원대 중형 세단 E클래스 신차를 출시하면서 수입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BMW 5시리즈의 기존 모델 구입고객과 신차 대기수요까지 흡수해 올해 판매 1위를 확실히 굳히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 22일 벤츠 ‘E200’을 출시했다. 가솔린 엔트리(최하위)급 E클래스로 가격은 6,090만원이다.
독특한 점은 출시와 동시에 이례적으로 벤츠코리아의 주요 딜러사가 대당 최고 200만원가량 할인판매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기업 임직원 할인, 기존에 타던 BMW의 미니나 렉서스 일부 차종을 반납하면 추가할인도 받을 수 있다. 인기 옵션인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각종 안전장치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음에도 5,000만원 중후반에 구입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벤츠코리아가 공격적으로 판매가격을 정하고 딜러들까지 나서 신차 할인에 나선 것을 두고 BMW코리아의 5시리즈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BMW코리아는 내년 초 신형 5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으로 기존 5시리즈(520d)는 프로모션을 강화해 5,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520d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5배 많은 1,732대를 기록했다. 벤츠가 사실상 5,000만원대 E200으로 구형 5시리즈 고객은 물론 신형 5시리즈 대기고객까지 흡수하겠다는 의지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벤츠코리아가 올해 8년 만에 BMW를 꺾고 수입차 1위를 기록할 예정인 상황에서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이 판매를 더 늘리겠다는 의지가 대단한 상황”이라며 “브리타 제에거 전 벤츠코리아 사장이 독일 본사 세일즈마케팅 총괄로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물량을 지원하는 것 역시 이유”라고 분석했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10월까지 총 4만4,994대를 판매해 BMW코리아를 7,700대가량 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 E200이 동급 국산 경쟁모델인 제네시스 G80(4,810만~7,420만원) 판매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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