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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사이언스]1919년 최악의 '당밀 쓰나미'의 비밀

1919년 1월 보스톤 항구 선착장에서 수백만 리터의 당밀 탱크가 폭발했다. 이로 인해 도시의 북단에서 21명이 사망하고 빌딩들이 파괴됐다. /사진=뉴욕타임스




1919년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전했다. “탱크 폭발로 인해 879만 리터에 달하는 당밀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끈적한 물질로 변했다. 폭발의 충격으로 몇몇 작은 집들이 박살이 나서 잔해들이 널부러졌다. 웨건이나 카트, 자동차들이 뒤집어지고 몇마리의 말이 죽었다. 거리에는 당밀과 부스러기가 뒤엉켰으며, 교통은 마비됐다.”

1월의 보스턴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도시 북단의 거대한 탱크에서 879만 리터의 당밀이 터졌다. 21명이 죽었고, 150명 이상이 부상했다. 12미터에 이르는 대형 당밀 파도가 선창가로 밀려들었고, 빌딩을 부서졌으며, 자동차는 뒤집어졌다. 거의 100년이 지났지만, 당밀 유출이 왜 그렇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이 달에 미국 물리학회의 모임에서, 한 팀의 과학자들과 학생들이 100년 묵은 퍼즐을 풀 중요한 조각 하나를 제시했다. 그들은 카리브해에서 온 당밀을 실은 배가 메사추세츠의 차가운 날씨와 접하면서 재난이 도시를 갑자기 덮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차가운 날씨가 당밀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과학자들은 따뜻한 계절 보다는 추운 날씨에 재앙이 더욱 치명적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당밀의 파도는 몇 초안에 몇 블록 떨어진 곳까지 빠르게 흐른뒤 차갑게 식으면서 걸쭉하게 됐으며, 이로 인해 흐름이 둔화되면서 구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이 재난을 연구한 하버드대 교수인 사뮤얼 M. 루빈스테인 “상상하기 우스꽝스러운 것은 당밀의 쓰나미가 보스턴의 북단을 익사시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밀이 보스턴 항구에 도착했을 때, 온도가 몇 도 정도 따뜻한 상태였다. 때문에 점성이 낮았으며, 이로 인해 선창가에 있는 저장 탱크로 쉽게 이동했다. 항공 엔지니어로 과학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니콜 샤프는 “이틀 뒤 탱크가 폭발했을 때도 당밀의 온도는 주변 공기보다 섭씨 4~5도 정도 높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걸어 들어갈 수 있는 냉장고에서, 당밀 대신 옥수수 시럽을 이용해 추운 기온에는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샤프는 “우리가 얻은 결론은 당시 상황과 비교적 잘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사고 당시 첫 번째 당밀의 파도는 시속 56킬로미터의 속도로 움직였다. 샤프는 “연구팀이 실험을 해본 결과 당밀이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게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루빈스테인 교수는 “만약 더 따뜻한 날씨에 탱크가 폭발했다며, 더 멀리 퍼졌을 것이지만 묽은 상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0초에서 몇 분 동안 지속된 첫번째 폭발 이후 차가운 외부 공기로 인해 당밀의 점성이 높아졌으며, 사람들이 붙잡혀서 탈출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적어도 사망자의 절반은 움직일 수 없어서 죽었다”고 루빈스테인 교수는 말했다.

한 소방관은 첫 번째 당밀 파도로 부터 살아나 거의 두시간 동안 필사적으로 구조되기를 기다렸지만 끝내 익사했다. 1968년 보스턴 글로브는 “남자와 여자들이 끈적 끈적한 물질로 인해 발이 빠졌으며, 넘어져서 질식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탱크가 폭발한 이유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에 한 팀의 엔지어들이 최신 기법을 이용해 100년된 재앙을 연구했으며, 취약하게 만들어진 탱크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구조 공학자인 로널드 메이빌은 보스턴 글로브에 “탱크는 50%나 얇았으며, 철재도 부서지기 쉬운 재질이었다”고 말했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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