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2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운용그룹으로 재탄생한다. 펀드 운용 전략을 특화하기 위한 조처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1사1자산운용’ 원칙을 폐지한 후 첫 전환 사례다.
금융위는 30일 삼성자산운용이 물적분할을 통해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삼성헤지자산운용을 신설하는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물적분할은 존속법인(삼성자산운용)이 신설 법인의 주식을 100% 소유하는 형태의 기업분할 방식을 말한다.
액티브자산운용은 자본금 300억원 규모로 세워져 국내 주식형펀드 운용과 투자자문·일임업을 전담한다. 헤지자산운용은 100억원 규모의 자본금으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을 담당하게 된다. 존속법인인 삼성자산운용은 인덱스펀드·상장지수펀드(ETF)와 채권 운용, 대체투자 분야의 사업을 맡는다.
삼성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당초 3개 자회사로 나눌 예정이었으나 투입 비용 등을 고려해 2개사를 신설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자산운용사 인가정책 개선방안을 발표해 1그룹 1자산운용사 규제를 완화해 그룹사 형태로 운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자산운용사가 분사를 통해 자회사를 두거나 다른 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금융그룹 내 복수의 자산운용사 설립을 허용해 활발한 분할과 M&A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투자 자산과 지역별로 15개의 특화 자산운용사를 거느린 GNY멜런과 28개 자회사를 둔 AMG그룹이 대표적이다.
삼성자산운용 자회사는 연말 임시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이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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