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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박 대통령 스캔들, 한국 경제정책에 위협 요인”

3대 국제신평사 중 최근 정치적 리스크 첫 언급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대한 우려 본격 확산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가 국내 경제정책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 중 최근 국내 정치상황에 대한 평가를 한 것은 무디스가 처음이다. 무디스를 시작으로 다른 신용평가기관들의 평가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확산 되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 1일 펴낸 ‘한국과 대만 정부: 비교 분석-유사한 구조적 제약요인, 상이한 정책적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양국의 양극화된 정치상황이 정책 수단의 이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치상황으로 인한) 정책 지연이 경제·재정 지표(metrics)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연관된 현재 스캔들은 이런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국 불안정성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무디스가 한국과 대만 양국의 국가신용등급 차이를 중점으로 분석한 이 보고서의 요약 공개본에는 한국 정치상황과 관련한 이런 언급이 맨 마지막 부분에 영문 3문장 분량으로 실려있다.



하지만 기재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한글 보도자료를 만들어 국내 언론에 배포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관련 내용은 국문 서술에서 제외해 논란이 예상된다. 무디스가 내부용으로 작성한 해당 보고서 원문에는 최순실 스캔들이 내수 위축을 심화할 가능성, 박 대통령의 하야 혹은 자진사퇴에 따른 정치일정 진행 전망 등 보다 상세한 분석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재 무디스가 평가한 한국의 등급은 세 번째로 높은 ‘Aa2’다.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대만은 한 등급 낮은 ‘Aa3’(안정적)이다. 무디스는 양국의 양호한 재정 건전성, 우수한 지배구조에 더하여 대응 가능한 적정한 수준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결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북한의 정권붕괴 또는 한반도의 전쟁발발 가능성이 높지 않으나 이러한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il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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