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메가 프랜차이지' 모델로 가맹점 시장 판도 바꾼다

국내 최초로 선진국형 프랜차이즈 방식 도입한 '메디치그룹'<br>가맹점·가맹본부가 동시에 경쟁력 키울 수 있는 혁신성 주목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6년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메디치그룹은 조금 색다른 기업이다. 홈인테리어 사업을 주력으로 해오던 이 회사는 갑자기 메가프랜차이지(Mega Franchisee)라는 선진 사업 모델로 프랜차이즈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청년실업과 다소 이른 퇴직으로 어려움을 겪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겠다고 나선 메디치그룹의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




서울 강남구 언주역 인근 메디치그룹 사무실 내부에는 메가프랜차이지 사업 아이디어가 담긴 포스트잇들이 가득 붙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약 556만 명 수준이다. 이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국 중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의 생존율은 극히 낮은 게 현실이다. 개인점포의 경우 10곳 중 8곳이 5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다. 이처럼 낮은 생존율은 예비 자영업자들이 비교적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몰리는 이유로 작용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는 3,482개, 브랜드 4,288개, 가맹점은 19만 4,199개였다. 프랜차이즈 시장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연내에 가맹 본사와 브랜드, 가맹점이 각각 5,000개, 6,000개, 22만 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시장의 성장은 다양한 사업 모델의 등장으로 이어져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다점포 점주’다. 과거에는 1명의 점주가 1개의 점포만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이들을 ‘생계형 점주’라고 부른다. 가게 운영을 ‘사업’이 아닌 ‘장사’로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이들에겐 특별한 경영 전략이나 마케팅은 필요하지 않았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닭을 튀기고, 찌개를 끓이고, 빵을 굽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점포 운영을 하나의 ‘사업 모델’로 활용하는 점주, 이른바 ‘다점포 점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A라는 브랜드 가게를 운영해 성공할 경우, 또 다른 가맹점을 주변에 열어 매출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들은 ‘장사’에 ‘사업’을 접목한다. 시장상권을 분석해 매장을 열고, 자본력과 경영 노하우를 무기로 매장 수를 늘려나간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이러한 사업 모델을 ‘멀티프랜차이지(Multi Franchisee)’라고 정의한다. 복수, 다수를 뜻하는 영어 단어 ‘멀티’에 가맹점을 일컫는 ‘프랜차이지’의 합성어로 다수의 가맹점을 운영한다는 의미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선 또 다른 프랜차이지 모델도 활성화되고 있다. 바로 ‘메가프랜차이지’다. 메가프랜차이지는 수많은 가맹점을 운영하는 소위 ‘가맹점 사업자’를 의미한다.

좀 더 자세하게 메가프랜차이지 사업 구조를 들여다보자. 우선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은 30개 이상의 개별 점포를 인수 혹은 신규 개설해야 한다. 치킨가게, 피자가게, 커피숍, 편의점 등 브랜드나 판매업종은 상관없다. 점포 라인업이 완성되면 메가프랜차이지 기업이 점포를 직접 관리한다. 점포 영업은 메가프랜차이지 기업이 채용한 직원이 일종의 ‘매니저’로 배정돼 담당한다. 매니저는 월급과 매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인센티브 형태로 받는다. 실제 점포 영업 외의 부가적인 업무(홍보·마케팅 등)는 모두 메가프랜차이지 기업에서 담당한다. 가게 운영 , 마케팅, 홍보, 직원 관리 등을 모두 점주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분명 차이점이 있다.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이 활성화하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역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제품 개발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어 한층 수월하게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장점 덕분에 미국과 일본에선 이미 메가프랜차이지가 프랜차이즈 사업의 주요 모델로 각광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 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약 40%가 메가프랜차이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현지 메가프랜차이지 기업 14곳이 주식시장에 상장될 정도로 큰 시장 규모를 보이고 있다.




메디치그룹 사무실 전경.


하지만 아직 국내에선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을 하는 기업이 전무하다. 그런 까닭에 국내 최초로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에 나선 메디치그룹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매우 높다. 왜 메디치그룹은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일까? 황준 이사는 말한다. “우선 왜 회사명에 ‘메디치’가 들어갔는지부터 설명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토스카니 지방의 별 볼 일 없던 가문에 불과했던 피렌체 가문은 13세기에 들어서면서 섬유업과 약업(藥業)으로 번 돈을 기반으로 금융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축적한 막대한 재산을 기반으로 수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했죠. 금융업을 통해 전혀 다른 분야인 예술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 역시 이러한 메디치 가문의 성장 방식을 따라가고 싶었습니다. 지금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되, 궁극적으론 이를 토대로 전혀 새로운 이종 분야에 진출하는 것을 회사 성장전략으로 삼았죠. 그리고 저희가 생각한 이종 분야가 바로 메가프랜차이지였습니다.”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메디치그룹의 수장은 비즈니스 컨설턴트 출신인 이은 대표다. 이은 대표는 오래전부터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오랜 기간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대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메가프랜차이지를 떠올렸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확신도 생겼다.



하지만 정작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문제에 봉착했다. 현실적인 역량 부족을 절감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을 위해선 일단 가맹점 인수 및 개설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평균적으로 일반 프랜차이즈 가맹점 1개를 여는 데 필요한 비용은 약 2~3억 원 수준이다.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외국계 A패스트푸드 가맹점의 경우에는 이 비용이 무려 15억 원 수준까지 올라간다.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을 위해선 최소 30개의 가맹점을 확보해야 하는데 산술적으로 100억 원 가까이 비용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컨설팅 업계에서 꽤 잘나가는 이은 대표였지만,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구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가맹점 오픈부터 매장 관리, 직원 교육, 마케팅에 이르는 과정도 이 대표에겐 낯선 영역이었다. 하지만 이은 대표는 과감하게 도전에 나선다. 지금 이 사업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면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직접 역량을 키워보자고 결심했다.

당시 이은 대표의 결심은 현재 메디치그룹의 주요 사업 현황에서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다. 눈으로 확인한 메디치그룹의 주요 사업 영역은 프랜차이즈와 전혀 접점이 없어 보였다. 메디치그룹은 메디치아이앤씨(커튼, 블라인드 등 홈인테리어 사업), 메디치씨앤에스(마케팅·홍보·IT사업), 메디치에프앤디(리쿠르팅 및 교육 사업) 등의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왔다. 하지만 지금의 사업군은 모두 향후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에 필요한 요소다. 각각의 계열사를 통해 가맹점 오픈 전 필요한 인테리어 작업(메디치아이앤씨), 상권 분석·점포 홍보·IT인프라 구축(메디치씨앤에스), 점주 교육(메디치에프앤디) 등의 과정을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한 것이다.

황준 이사는 메디치그룹이 국내 첫 메가프랜차이지 기업으로서 프랜차이즈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황준 이사는 “엄밀히 말해 메디치그룹의 현재 주력 사업은 메가프랜차이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 이었다”며 “앞으로는 메가프랜차이지 전문 기업으로 불릴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로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낯선 개념의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기자는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로 혁신적이라면 왜 그동안 국내 시장에 뿌리내리지 못했던 것일까? 왜 어느 누구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일까? 황준 이사는 이에 대해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를 바라보는 세 가지 부정적 시선을 언급했다. “우선 ‘프랜차이즈=장사’라는 인식입니다.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 CEO들은 자신을 기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요. 사석에서도 자신을 ‘장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고 합니다. 물론 겸손의 차원일 수도 있지만, 그런 생각으로 사업에 임하기 때문에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혁신이 일어나기 어려운 측면도 있어요. 두 번째는 프랜차이즈 특유의 폐쇄성입니다. 전혀 다른 일을 해오던 사람이 갑자기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런칭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의미죠. 새로운 시장에 대한 불안, 그리고 곧 망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함이 그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이 시장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아져야 혁신과 변화가 발생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론 그런 의미에서 공재기 피자에땅 회장님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공 회장은 직업군인 출신이다).”

마지막 세 번째 이유를 말하려던 황준 이사의 표정이 다소 진지해졌다. 그 이유가 메디치그룹의 메가프랜차이지 사업 전략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었기 때문이었다. 황준 이사는 말한다. “문제는 금융권입니다. 현재 프랜차이즈 시장에 대한 금융권의 신뢰는 거의 바닥 수준입니다. 지속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에 자본시장, 금융권의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죠. 저희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를 받으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메디치그룹은 내년 3월 시작을 목표로 메가프랜차이지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단 가장 큰 난관이었던 자금 부분은 일정 부분 해결됐다. 메디치그룹이 1차 목표로 삼았던 100억 원 투자금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메디치그룹은 내년 3월까지 인수 대상 가맹점을 선정해 라인업을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다면 메디치그룹이 꿈꾸는 메가프랜차이지 기업으로서의 비전은 무엇일까? 황준 이사는 말한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메가프랜차이지를 통해 프랜차이즈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습니다. 누구나 안정적으로 가맹점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많은 예비 자영업자들이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거죠. 메가프랜차이지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20~30대 젊은 인재들에게도 기회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디치그룹이 내년 3월 선보일 국내 첫 메가프랜차이지 사업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