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해운 주가는 전날보다 17.86%(112원) 하락한 5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저가로 장중 한때는 50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작년 말에 비하면 1년 동안 무려 85.83%나 폭락한 수치다. 거래량도 3,153만5,156주에 달하며 전거래일보다 4배 이상 많았다. 투자자들이 대거 투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 장내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가격도 폭락했다. 내년 6월 만기가 돌아오는 5년물 ‘한진해운76-2’는 전거래일보다 27.71%(194원) 폭락한 506원에 마감했다. 액면가인 1만원을 94.94%나 밑돈다. 장내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또다른 한진해운 회사채인 내년 2월 만기되는 4년물 신주인수권부사채(BW) ‘한진해운78’은 이날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진해운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회계법인의 심사 결과가 전해지면서 청산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당황한 투자자들은 한진해운 주식을 내던졌다. 한진해운에 대한 실사를 벌여 온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9일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에서 열린 관계인 설명회에서 기업 청산가치를 1조8,000억원, 계속가치를 9,000억원으로 추산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건 기업을 이어나가기보다 법원의 파산 선고를 통해 청산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뜻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실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토대로 법원은 한진해운의 청산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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