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은 14일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관저와 집무실 두 곳에 서면보고를 했다고 밝혔다. 국가적 대참사가 벌어진 와중에 총괄 참모는 대통령의 위치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재난과 안보의 컨트롤타워가 붕괴된 상황이었던 셈이다.
김 전 실장은 이날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참사 당일 오전 10시에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서면으로 간접 보고했다. 대통령의 소재를 정확히 모를 때는 통상 그렇게 해 왔다”며 이 같이 증언했다.
김 전 실장의 보좌관을 통해 전달된 서면보고는 ‘문고리 3인방’인 정호성 비서관이 집무실에서, 안봉근 비서관이 관저에서 건네 받았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이 집무실에는 안 계신 것 같다”는 말을 보좌관으로부터 전해 듣고 “빨리 대통령께 보고되도록 하라”고 보좌관을 통해 안 비서관을 재촉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11시23분께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보고했지만 “어떤 내용을 보고했는지 기억 못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차례의 서면보고를 했고, 7차례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상황을 보고했다.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드리기에는 여건이 너무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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