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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봉(혼자 봉사)'으로 활력 찾는 시니어

단체 활동보다 직접 재능기부

인터넷서 물색해 수년째 봉사

은퇴 이후 삶 새롭게 일궈

서울시민 자원봉사 활동횟수

60~70대 1인당 연 23회 최다

20~30대 10회보다 두드러져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 인식 키우고

사회참여도 적극





30년 가까이 국내 한 대기업의 경영관리·인사 부문에서 일하다 지난 2009년 은퇴한 김용표(61)씨는 요즘 ‘혼봉(혼자 봉사하는 것)’으로 인생 2막을 새롭게 설계해나가고 있다. 50대 초반에 은퇴한 후 재취업을 생각했지만 적합한 일자리를 다시 구하기가 마뜩하지 않자 김씨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등바등 돈을 벌기 위한 삶 대신 이전보다 조금 덜 쓰고 아껴가며 사회에 봉사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2012년 베이비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김씨는 이듬해부터 청소년 교육 강사, 서울 시민청 도슨트(설명하는 사람) 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아직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낄 때 행복하다”며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시니어가 사회 폐물이 아니라 활용 가능성이 높은 소중한 인적자원이라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은퇴 이후의 삶을 꾸준한 봉사 활동으로 새롭게 일궈나가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그룹 단위의 봉사활동이나 특정 단체에 소속돼 활동하지 않고 나 홀로 봉사활동에 나서는 ‘혼봉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지닌 역량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직접 재능기부가 가능한 활동들을 인터넷 등을 통해 물색해 홀로 수년째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가 16일 서울시민 자원봉사 참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원봉사자 1인당 연간 활동횟수에서 60~70대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60대의 1인당 자원봉사 활동 횟수는 25.5회, 70대 이상은 28.6회였고 올해 11월까지 60대의 1인당 활동횟수는 23.3회, 70대 이상은 23.6회에 달했다. 이는 사회활동 참여가 두드러진 20∼30대의 1인당 연간 자원봉사 활동횟수가 약 10회에 그친 것과 비교할 때 두드러진 활약이다.



시니어의 연륜과 힘이 더해진 ‘혼봉’ 활동은 다양하다. 시니어 봉사자 이희자(74), 김윤경(69)씨는 세월호 분향소 자원봉사, 서울시 김장문화제 자원봉사, 지방자치단체 주관 캠페인 물품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15년째 이어오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자원봉사센터 소개로 ‘명화 컬러링’ 작업에도 힘을 보탰다. 자신이 직접 색을 입힌 그림을 지역 복지시설에 기증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0여년 전부터 고령화 시대를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열쇳말로 ‘활동적 노화’를 꼽았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해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게 핵심이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혼봉’과 같은 활동은 노인의 긍정적 사고를 촉진할 뿐 아니라 이들을 단순히 보살핌이 필요한 의존적 존재가 아닌 다시금 활용 가능한 인적 자원으로 여기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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