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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뜨는 美, 지는 韓...경제성장률 20년 만에 역전 가능성

미 연준, 내년 미국 성장률 전망 2.1%로 0.1%P↑

KDI 한국 성장률 2.4% 제시하며 “이마저도 낙관적”...2%대 초반 가능성

노무라는 2%로 제시

역전되면 1998년 환란 이후 처음

한국, 세계성장률 웃돌며 '폭풍성장'해왔지만 2011년부터 밑돌더니 급기야 미국에도 뒤질 판

한국경제 선진국 되기도 전에 저성장 빠질 우려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 뒤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 규모가 커 ‘항공모함’에 비유되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매년 적어도 3% 이상씩 성장하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빠르게 추격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보다도 성장률이 뒤쳐지며 우리 경제가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기도 전에 저성장의 터널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2.1%로 0.1%포인트 올려잡았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2.7%에서 2.4%로 낮췄다. 이마저도 최근의 정치 불확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사태가 계속된다면 2% 초반으로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또 최근 달러 강세로 신흥국이 금융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렇게 되면 한국의 성장률이 1%대로 대폭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경제연구기관의 분석도 비슷하다. 노무라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로 봤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도 최근의 정치 불확실성이 불거지기 전에 성장률을 2.2%로 제시했다. 정치 불안에 따른 내수 위축 등을 고려하면 전망치가 추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종합해 보면 내년 한국의 성장률이 미국에 뒤질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성장률이 미국에 뒤진 것은 1998년이 마지막(국제통화기금(IMF) 집계 기준)이다.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우리 경제는 1998년 -5.5%로 충격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은 4.5% 성장했다. 하지만 이후 우리 경제는 계속해서 미국 경제성장률을 크게 따돌렸다. 1999년 무려 11.3%의 성장률을 기록해 미국(4.7%)을 멀찍이 앞섰다.

외환위기의 충격을 내수로 벗어나고자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이 있었고 결국 2003년 카드대란이 일어났지만 성장률은 2.9%로 미국(2.8%)을 소폭 앞섰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한국이 2.8%, 미국이 -0.3%였고 2009년에도 각각 0.7%, -2.8%로 우리가 높았다. 지난해 한국과 미국은 각각 2.6%로 동일했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고려하면 한국이 2.61%, 미국이 2.60%로 한국이 미세하게 앞섰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성장률도 멀찍이 따돌려왔다. 하지만 2011년부터 이야기가 달라졌다. 2010년 6.5%로 세계경제성장률(5.5%)을 웃돌았지만 2011년 3.7%로 4.2%인 세계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세계경제성장률에 못 미쳤다. 올해도 2%대 중반에 그쳐 3.1%로 예상되는 세계성장률에 미달할 전망이며 내년도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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