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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무한경쟁시대] '유통 빅3' 강남 면세시대 개막...10조 시장 지각변동 온다

롯데, 유통 노하우 앞세워 월드타워점 되찾아 '1위' 수성

신세계는 2회 연속 신규특허권 따내며 '면세 3위' 굳혀

'1차심사 꼴찌' 현대百 1등 선정 이변...시장 첫 진출 쾌거





서울 시내 면세점에 할당된 석 장의 티켓이 ‘유통 빅3’인 롯데·현대·신세계에 돌아감에 따라 국내 면세업계에 괄목할 만한 변화가 예상된다.

백화점·대형마트 중심의 유통기업들이 호텔 업계가 주도해온 면세업종에서 만만찮은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국내 면세업계는 무한경쟁의 심화 속에 롯데·신라의 2강 구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다자간 경쟁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경쟁력이 ‘승부수’=지난 15년 동안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던 국내 면세업계는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세 차례의 특허전의 결과 서울 시내 면세점 숫자를 6개에서 13개로 배 이상 늘리는 한편 굴지의 유통기업들을 차례로 시장으로 이끌어내며 기존 업계를 넘어서는 지각변동을 만들어냈다.

이번 특허전에서도 유통 빅3인 롯데와 현대·신세계는 특허 획득에 성공한 반면 굴지의 면세업체인 호텔신라가 가세한 HDC신라면세점과 호텔 기반의 SK워커힐면세점은 고배를 마셨다. 유통업체인 한화·신세계에 이어 현대까지 가세한 가운데 올해 면세업계는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소매유통업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전의 승패를 가른 포인트는 단연 ‘유통기업의 노하우’라 요약할 만하다. 유통업체들은 각각 잠실(롯데), 코엑스(현대), 반포(신세계) 등 각 업체의 기반 상권을 바탕으로 경영 능력, 중기와의 협업, 상생 등에 조화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오랜 업력의 비유통업체들을 제쳤다.

실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굴지의 대기업이 겨룬 이번 면세전에서 유일한 비면세 기업으로 출점했음에도 총점 801.50점으로 전체 1위를 획득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지난해 7월 1차 특허전 당시의 꼴찌에서 기록적인 반전을 연출한 셈이다. 선정 업체에 한해 공개된 심사 점수표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운영인의 경영능력(배점 300점)’ ‘중기제품 판매 등 사회경제발전 공헌(150점)’ 등 2개 부문에서 3개사 중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전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내며 36년 업력의 기존 영업점을 후보지로 내건 롯데(800.10점)마저 넘었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허황된 대형 투자공약보다 유통업체의 특장점과 노하우를 살려 관세청의 특허 심사기준대로 각 항목의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1월에 서울 시내 면세점 시장에 처음 진입한 데 이어 1년 만에 또다시 서울 특허를 거머쥐며 지난 2년여의 특허전에서 연달아 신규 특허권을 따낸 유일한 업체가 됐다. 신세계 면세법인 신세계디에프는 특허보세구역관리역량(250점), 관광 인프라(150점), 사회환원 및 상생(150점) 등 무려 3개 분야에서 선정 업체 중 최고점을 획득하며 신생 업체에 또다시 특허를 부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극복해냈다.

◇업계 지각변동 빨라지나=이번 특허전의 결과 신세계는 롯데·신라의 면세 2강 체제를 허물고 국내 ‘면세 3강’으로 도약할 호기를 잡게 됐다. 서울 시내 면세점이 없던 지난해 면세 매출은 3,512억원으로 점유율은 3.5%에 그쳤으나 올해 매출은 1조원을 돌파하며 시장 점유율도 8% 내외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내년 이후 신세계가 점유율 10% 목표를 조기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신세계는 롯데(51.5%·2015년 전체 매출 기준), 신라(28.2%)와 더불어 국내 면세시장의 3강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신세계 명동점은 지난 5월 개점 이후 4개월 만에 신규 면세점 중 매출 1위 점포로 도약했고 10월에는 기존 3위 매장이었던 롯데월드타워점의 일 평균매출(2015년 기준)을 넘어서는 등 유통업체 특유의 다이내믹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롯데면세점도 상실된 특허를 재획득하며 그룹의 ‘강남시대’를 본격화하고 글로벌 1위 업체 도약에 힘을 싣게 됐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특허 체제에 경쟁논리를 도입할 경우 가장 성과를 낼 수 있는 업체들은 단연 유통업체”라며 “유통 빅3가 나란히 특허를 획득하면서 점유율 변동 등의 변화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면세 강남시대 활짝=유일하게 강북권을 후보 매장으로 내세웠던 SK네트웍스가 탈락하면서 국내 면세업계에도 강남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번에 특허를 따낸 업체들이 사업계획서대로 모두 강남권에 매장을 열게 되면 강북권에 편중된 면세시장이 확대되고 시장 다변화 및 관광상품 다양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들은 해외 관광객 중 개별 여행객 비중이 전체 관광객의 50%를 넘어선 상태라 강남 면세점 개발이 구체화될 경우 보다 빠른 강남시대도 가능하리라 보고 있다. 벌써부터 강남 면세점들은 다양한 관광상품 및 브랜드 출시를 예고하며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면세전의 결과 유통업계의 면세업 장악과 면세 강남시대 개막이 한층 속도를 내게 됐다”며 “굵직한 기업들의 가세 및 확장으로 국내 면세시장은 더욱 치열한 서비스 경쟁 속에 변화를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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