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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 파이낸스 2017] 은행장 평균임기 2.7년...장기 플랜 엄두도 못내

[금융지배구조 최대 문제점은]





국내 금융산업 지배구조에서 문제점으로 가장 많이 지목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짧은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다. 금융회사도 하나의 기업인 만큼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경영을 해야 하는데 CEO가 조직에 대해 어느 정도 장악을 할 무렵이면 퇴임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문화가 고착화된 것은 은행장을 정부가 임명하던 시대의 사고방식과 정권의 입맛대로 CEO를 고르는 낙하산 문화가 아직도 금융산업 내부에 뿌리 깊게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농협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 CEO의 평균 임기는 2.7년으로 해외 금융지주회사(6.3년)에 비해 크게 짧다. 이들 금융지주회사의 이익구조 또한 지나치게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으며 비이자이익의 성장세는 더딘 것이 현실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10년 이상 재직 중이다. 웰스파고의 존 스텀프 회장도 최근 유령계좌 개설 문제로 사임을 하기는 했으나 2007년부터 웰스파고를 장기간 이끌었다.



반면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재일교포 창업지분을 기반으로 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을 제외하면 장기집권 CEO 체제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는 “일반적으로 한 기업의 CEO 색깔이 제대로 반영되고 영향을 발휘하려면 10년은 걸려야 한다고 본다”며 “국내 은행들처럼 3년 임기로 CEO를 마친다면 단기간의 실적에 연연할 수밖에 없으며 해외 진출 등 장기간을 내다보는 정책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제신문이 금융권 임원 7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배구조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CEO의 임기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금융지주사의 역할이 충분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설문 응답자의 37.2%인 29명이 CEO의 짧은 임기를 꼽았다. CEO의 임기와 관련해서는 ‘5년 단위 연장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46명으로 전체의 60.5%에 달했다. 반면 ‘현재와 같은 2~3년 단위 연장이면 충분하다’고 답한 금융계 임원은 31.6%에 그쳤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권의 성장을 위해 무엇보다 단기 실적주의에서 탈피한 창조적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금융권 수장은 불확실성 시대를 헤쳐갈 수 있는 결단력·창의력을 갖추고 무엇보다 회사 내부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며 “그래서 더더욱 정부 낙하산은 안 되고 내부에서 경쟁을 통해 CEO가 배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KB 사태 이후 KB금융의 사외이사를 지낸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임기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금융지주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경영을 잘한다면 몇 번이라도 다시 시킬 수 있는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홍우·강동효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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