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현대차에 따르면 당초 이르면 이달 26일로 점쳐졌던 승진인사가 내년 초로 미뤄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시행됐던 승진인사가 청문회 등의 이유로 준비 절차가 다소 늦게 시작됐다”며 “내년 자동차 업계 시장 전망이 어두워 사업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했다.
실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1일 해외법인장들과 만나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어렵겠지만 심기일전하자”고 당부했다. 내년도 전망이 그만큼 불확실하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사업 계획으로 813만대로 수립했던 현대·기아차는 사실상 연말까지 800만대를 밑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인 801만대보다도 낮은 수치다. 현대·기아차의 연간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11월까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707만대 수준이다. 다만 멕시코 공장과 중국 4공장이 가동을 시작했고 내년 하반기 중국 5공장까지 완공되는 것을 고려해 올해보다 소폭 높인 820만대 수준으로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울 것이라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승진 인사 규모는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368명의 임원 승진자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10%가량 줄어든 규모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사내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 정기 인사에서 역대 가장 많은 465명의 임원 승진자를 배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승진자 규모는 다소 줄어들 것 예상된다”면서도 “미래 자동차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 분야 임원 비중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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