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상장사 이익 사상 최대!, 코스피 2,300돌파’, ‘변동성 확대되겠지만 3·4분기 매수 주식 매수 늘려라’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종착역을 향해 가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싱크탱크인 리서치센터들이 지난해 말 내놨던 전망들이 대부분 빗나갔다. 올해 유난히 예상 밖의 경제외적인 변수가 많았던 탓이라고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억울하다”고 항변하지만 시장의 큰 그림을 봐야 하는 리서치센터 가운데 올해 코스피 지수 상단을 맞춘 곳이 단 한 곳도 없다는 현실은 투자자들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 폐장을 나흘 앞둔 시점에서 코스피의 연중 최저점은 지난 2월12일 기록한 1,817.97포인트, 최고점은 9월7일 기록한 2,073.89포인트로 집계됐다. 최저점과 최고점이 255.92포인트에 불과할 만큼 올해도 코스피 지수는 6년째 이어온 박스권(1,800~2,100)을 벗어나지 못했다. 신흥국 증시와 비교해도 코스피는 가장 낮은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의 월간 수익률 변동성은 1.87로 중국(8.45), 브라질(8.38), 러시아(5.09), 인도(4.94) 보다 낮았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시장 흐름이 멋쩍다. 1년 전 이맘때 내놨던 증권사들의 지수예측이 모두 빗나갔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해 말 ‘2016년 주식시장 전망’을 발표한 국내 주요 증권사 8곳의 코스피지수를 살펴본 결과, 지수 하단(최저치)은 1,700포인트, 지수상단(최고치)은 2,350포인트였다. 삼성증권이 1,880~2,250, 미래에셋대우 1,700~2,150, 신한금융투자 1,900~2,350, 하나금융투자 1,840~2,170 등이다. 대다수 증권사가 코스피 상단을 2,150~2,200이상으로 전망했으며, 일부 증권사가 하단을 1,700까지 내리기는 했지만 대개는 하단 역시 1,850 이상으로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리서치센터장은 “지수예측을 ‘신의 영역’이라며 지엽적인 지수 전망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는 하지만 범위마저도 짚지 못했다는 점은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전망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증권사 리서치센터들도 할 말은 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중국증시 폭락으로 불안하게 시작하더니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탈퇴), 정부의 사드배치, 한미약품 늑장공시 사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돌발 변수들이 너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 투표 결과 이후 코스피는 장중 1,900선이 붕괴됐고 코스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7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엔 제약·엔터·화장품주가 폭락했고 8월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결정으로 IT부품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다.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최순실 국정농단이 발생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내년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불확실성 확대와 유럽 각국 총선 등 신흥국 증시가 하락할 요인이 산재해 있다. 다만 국내 기업이 최대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여 실적 시즌을 중심으로 주가 상승 요인도 존재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외국인들의 신흥국 증시 이탈을 가져오는 정기적 이슈를 미리 파악하고 이익이 개선될 국내 업종을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7년에는 반복되는 정치적 리스크(유럽 총선 등)가 3,4월에 집중돼 있어 2·4분기에는 경계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에는 이익 개선을 주도하는 IT, 소프트웨어 업종 모멘텀에 주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지혜·서민우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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