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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분리 20년...CJ가 다시 뛴다]K푸드·K컬처 세계화..."2020년 글로벌 10위 문화콘텐츠기업 飛翔"

<하>'글로벌 한류 지도' 그리는 CJ

푸드빌, 매장 7,300개로 늘려 2020년 글로벌매출 7조 목표

CGV "세계1위 극장사업자 되자" 해외상영관 1만개로 확대 계획

오쇼핑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동남아서 성공적 안착

물류·바이오도 M&A·증설로 글로벌 영토 확장 적극 나서





“앞으로 5년 동안 문화산업과 관련 서비스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왔던 것처럼 좌고우면하지 않고 문화산업을 육성해 2020년 글로벌 10위권의 문화콘텐츠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해 9월2일 서울 충무로 CJ인재원에서 열린 ‘CJ그룹 문화산업 진출 20주년 간담회’에서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은 담담하게 그간의 성과를 설명했다. 1995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미국 드림웍스에 3억달러를 투자하며 불모지나 다름없던 문화산업에 도전장을 내민 이래 CJ그룹은 글로벌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날 CJ그룹은 20년 동안 투자한 7조5,000억원을 웃도는 10조원을 5년내 문화산업에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불과 20년 만에 안정과 내실을 중시하는 제조기업에서 도전과 실패를 기꺼이 감내하는 창조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그간의 성과에 안주하는 대신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만이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1995년 막 걸음마를 뗐던 CJ그룹의 문화산업 진출은 이듬해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를 선언한 독립경영을 발판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이는 CJ그룹이 문화창조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폭제이자 식품·바이오·외식·물류·쇼핑·문화 등으로 사업영역을 유기적으로 확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나아가 CJ그룹은 20년에 걸친 체질개선과 사업다각화를 발판으로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업보국’을 실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097950)은 바이오와 생물자원을 양대 축으로 글로벌 진출의 선봉에 섰다. 지난해부터 가동중인 말레이시아 공장은 차세대 기능성 아미노산으로 불리는 메티오닌 시장의 전진기지다. 연간 8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춰 약 5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메티오닌 시장을 공략할 첨병으로 꼽힌다. CJ그룹의 첫 해외 공장인 인도네시아 파루수안 공장도 3,000만달러를 투자해 사료용 아미노산인 트림토판의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내년 말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3,000t 생산량이 추가로 늘어나는 등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의 위치가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국내 최대 종합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000120)은 2020년 글로벌 톱5 물류기업을 목표로 인수합병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해 4,500억원에 중국 최대 냉동물류업체인 룽칭물류를 인수했고 올 들어서는 말레이시아 물류업체 센추리로지스틱스까지 품에 안았다. 9월에는 가입자 5억6,000만명을 보유한 동남아 1위 전자상거래기업 라자다그룹과 특송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물류업체로의 도약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 외식사업부에서 출발한 CJ푸드빌도 지난달 해외 300호점을 돌파하며 K푸드 세계화를 견인하고 있다. 뚜레쥬르(베이커리)·비비고(한식)·투썸플레이스(커피)를 주력으로 국내 외식기업 중 가장 많은 10개국에 진출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CJ푸드빌은 2020년까지 2,500여개인 매장을 전 세계 7,300개로 확대하고 연매출 7조원을 거둬 글로벌 톱10 외식 브랜드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극장사업자인 CGV도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육성한다. 현재 6개국 2,000여개 상영관을 2020년 12개국 1만개로 확대해 연간 1억3,000만명인 CGV 관람객을 7억명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전체 상영관의 85%를 해외에 두고 매출의 65%를 해외에서 올려 전 세계 영화 관람객의 8%를 유치한다는 목표다.

철저한 현지화를 앞세운 지역별 맞춤형 전략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일찌감치 ‘제2의 CJ’를 목표로 삼은 중국에서는 식품·바이오·유통·문화로 대표되는 4대 사업군을 모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2004년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CJ오쇼핑(035760)은 연간 취급액 1조원을 돌파했고 CJ푸드빌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외식문화공간 CJ푸드월드는 중국 현지의 명소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베트남에서도 1998년 현지 사무소를 개설한 이래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J CGV(079160)는 2011년 베트남 극장사업자 메가스타를 인수한 뒤 1위로 도약했고 CJ오쇼핑과 베트남 1위 케이블TV업체 SCTV가 합작한 SCJTV쇼핑 역시 점유율 70%를 돌파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베트남보다 10년 앞서 진출한 인도네시아에서는 10억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단행하면서 현지 재계순위 30위의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단기간의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한류 열풍과 계열사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 것이 CJ 인도네시아법인이 성공적으로 현지에 뿌리를 내린 비결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문화를 산업화하는 것이 CJ의 미래’라는 이재현 회장의 평소 경영철학 아래 전 계열사가 글로벌 시장에 뛰어든 그간의 노력이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며 “CJ가 강점인 문화산업 및 관련 서비스는 제조업 대비 일자리 창출 효과도 탁월해 한국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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