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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발 내디딘 개혁보수신당]'보수 嫡子' 꿈꾸는 신당...개헌파-개혁파 노선갈등이 변수

김무성 '분권형 대통령제' 고리로 세확장 노려

유승민 "지금은 개헌보다 개혁이 먼저" 선그어

'실속없는 계파싸움' 번지면 정치권 안착 어려워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혁보수신당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다./권욱기자




여권 비주류로 구성된 개혁보수신당(가칭)이 27일 첫발을 내디디면서 새로운 보수정당이 앞으로 어떻게 험난한 풍랑을 헤쳐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 비주류 핵심인 나경원 의원이 정책노선을 둘러싼 이견을 이유로 탈당을 보류한 가운데 여권 안팎에서는 ‘개헌파’인 김무성 전 대표와 ‘개혁파’인 유승민 의원의 하모니가 신당의 순항 여부를 가늠할 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투 톱 간의 미묘한 긴장관계를 계파싸움이 아닌 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때만이 ‘보수의 적자(嫡者)’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의미 있는 정치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신당은 이날 창당 선언문에서 “개혁보수신당은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고 질서 있고 안정된 개혁을 위해 희망의 닻을 올린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사회 통합과 따뜻한 공동체 구현을 위한 국민적 열망을 담아 새롭게 깃발을 든다”고 밝혔다. 보수신당은 이날 탈당계를 제출한 의원 29명과 앞서 탈당한 김용태 의원 등 총 30명의 현역을 모아 원내교섭단체로 등록했다.

이처럼 여권 비주류는 ‘진짜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우렁찬 일성을 내놓았지만 보수신당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당의 양대 구심점인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이 정치적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원조 친박’에서 ‘비박’으로 계파를 갈아탔다는 점 외에는 지역적으로나 이념 스펙트럼으로나 차이점이 훨씬 많다는 게 여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우선 다가오는 대선국면에서 대형 이슈로 부상할 게 분명한 개헌을 놓고 둘 사이에는 확고한 의견 차가 존재한다.

김 전 대표는 자타공인 여권의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지원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 ‘야권 개헌파’와도 물밑 교류를 지속하고 있는 김 전 대표는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고리로 세(勢) 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가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 역시 이와 같은 개헌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유 의원은 단기적으로는 4년 중임제, 장기적으로는 내각제로 이동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으면서도 “지금 당장은 개헌이 아닌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선을 긋고 있다. 개헌이라는 미명하에 정치권이 이합집산을 반복하며 권력다툼에 매몰될 경우 경제·안보 위기극복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 의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개헌 정치를 하려고 당을 떠나는 게 아니다”라며 “개헌이 신당의 당론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개헌 외에 경제 분야에서도 두 사람의 이념적 성향은 뚜렷한 차이가 감지된다.

먼저 보수신당의 가칭에 반드시 ‘개혁’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 유 의원은 복지·노동 등 경제 전 분야에 걸쳐 야당에 가까운 정책 소신을 밝히면서 첨예한 노선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유 의원은 각종 인터뷰와 강연, 법안 발의를 통해 법인세 인상, 대기업 출자제한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 비정규직 차별 해소, 기본소득제 도입 검토 등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유 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급성장한 점 역시 김 전 대표와 미묘한 관계를 형성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특히 탄핵 정국과 탈당 국면을 거치며 여권 비주류를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김 전 대표에서 유 의원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이런 모습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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