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변화가 단순히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시도를 위한 변화였다면 지금 재계 총수들이 강조하는 변화는 생존을 위한 변화라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특별히 별도의 사장단 신년인사회를 갖지는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 11월 말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궁즉변(窮卽變) 변즉통(變卽通) 통즉구(通卽久)”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진심을 다해 절박한 마음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지금의 관습에서 벗어나야 생존을 위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신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지난달 남성 직원들도 의무적으로 출산휴가를 쓰게 하는 등의 인사쇄신 방안도 내놓았다.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철강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사업 개척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강판을 중심으로 제품 고급화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임직원이 다 함께 나설 것을 주문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내년에도 ‘기가(Giga) 스틸’ 등 고강도 경량화 자동차 강판소재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진화의 DNA’가 조직 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할 예정이다. 허 회장은 또 “경영환경이 불확실할수록 과감한 투자를 통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해야 한다”면서 신시장 발굴과 새로운 시도를 소홀히 하지 말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내년 1월2일 김승연 회장 주재로 서울 장교동 한화 사옥에서 사장단 하례회를 열 예정이다. 한화는 10월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빨리 임원인사를 마무리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나선 바 있다.
김 회장은 이날 내놓을 신년사에서 ‘젊은 한화’ 변신에 속도감을 더해달라고 주문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박정원 회장의 신년사를 내년 1월1일 사내 포털에 올려 임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2년여간에 걸친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지만 새해에도 재무건전성 강화를 우선 과제로 보고 이를 위해 각 사업들이 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근원적 경쟁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3세 경영을 본격화한 효성은 내년 1월2일 서울 공덕동 본사에서 이상운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관하는 시무식을 연다. 이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을 향한 도약”을 적극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이면 취임 21주년을 맞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어려운 국내외 경영환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신년사에 담았다. 그는 내년 1월2일 경기도 과천시 본사에서 시무식을 열고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이럴수록 움츠리면 실패할 뿐”이라며 “성공을 향한 강한 의지와 치밀한 계획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잡자”는 내용의 신년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서일범·한재영·이종혁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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