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마트카, 사물인터넷(IoT) 등의 발달에 힘입어 핵심 부품인 반도체 시장도 전 세계적인 호황기에 접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악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올해 10% 넘게 성장해 사상 첫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반도체 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올해 메모리 시장이 853억달러(약 10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최신 보고서를 2일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의 773억달러(약 93조원) 대비 10.3% 증가한 수준이다. IC인사이츠는 메모리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며 오는 2021년이면 1,099억달러까지 커진다고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은 7.3% 정도다.
메모리는 PC와 서버·스마트폰 같은 정보기술(IT) 기기의 저장장치로 주로 쓰이며 D램·낸드플래시가 주류를 이룬다. 최근에는 전자장비화하는 자동차에도 탑재되고 있고 빅데이터·IoT의 발달 덕분에 고용량과 빠른 처리속도를 갖춘 D램·낸드에 대한 수요가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IC인사이츠의 자료를 보면 올해 D램 시장은 전년 대비 11% 성장하며 낸드도 약 10%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업체들에 매출과 영업이익에 날개를 달아줄 호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1·2위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해 3·4분기 기준 두 회사의 점유율 합계는 74%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낸드 분야에서도 36.6%의 점유율로 2위인 일본의 도시바(19.8%)를 크게 따돌린 상태다. SK하이닉스 역시 점유율 10.4%로 4위에 올라 있고 판세를 뒤집기 위해 올 상반기까지 업계 최초로 72단 3차원(3D) 낸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메모리 호황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막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5조6,000억원 규모의 평택 반도체 단지 1단계 건설을 상반기까지 마치고 2단계 투자를 추진한다. SK하이닉스도 청주 공장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해 3D 낸드 전용 기지를 증설한다고 지난해 12월22일 발표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