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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사이언스]체르노빌 원전사고 현장, 30년만에 돔으로 봉인되다

체르노빌 발전소에 설치된 거대한 돔은 인체에 위험한 방사성 물질을 앞으로 100년간 안전하게 봉인할 것이다. /사진=EBRD




인류 최악의 원전사고 중 하나인 체르노빌 원전 사고 현장이 30여년만에 드디어 거대한 돔으로 봉인됐다. 이로써 방사성 물질을 앞으로 100년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공화국 수도 키예프시 남방 130km 지점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4호기가 스트레스 테스트 도중 폭발했다. 불길은 9일간이나 치솟았다. 철골과 콘크리트 격납용기는 무너저 내렸고, 연료가 초고온 상태로 변하면서 녹았으며, 지하를 뚫고 흘러 내렸다. 타고 있는 원자로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방사성 동위원소가 대기 중에 방출됐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멀리 스칸디나비아까지 퍼졌다. 가장 타격이 컸던 곳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그리고 러시아였다. 사고 당시 31명이 죽고 피폭 등의 원인으로 1991년 4월까지 5년 동안에 7,000여명이 사망했고 70여 만 명이 치료를 받았다.

발전소 측은 사고 직후 원자로에 각종 센서(온도 · 압력 · 방사능차원에서)를 갖춘 콘크리트 구조물을 덮이 매장했다. 시멘트 석관이 노후화하면서 방사성 물질 유출이 우려되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2001년부터 100년 이상 버틸 수 있는 새로운 격납 건물 제작에 나섰다.

사고 발생 30년만에 완성된 새 안전 가둠 구조물(NSC)은 거대한 격납고처럼 생겼다. 폭 275m, 길이는 162m, 높이 108m에 달하며 총 중량은 3만 6,000톤에 이르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웸블리 스타디움보다 넓고, 자유의 여신상 보다 높은 구조물에는 파리 에펠탑보다 많은 강철이 들어갔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건설사 직원 수는 1만 명,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 수는 30개국에 이른다.



거대한 돔 구조물을 만드는 데는 20년이 넘게 걸렸다. 지난 1992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모집됐다. 1993년 6월 원자로와 석관을 정리, 덮어 버리자는 프로젝트가 제안됐다. 프로젝트 제안 이후 2년 동안 다양한 단체가 타당성을 조사했고 그 결과 아치형 구조가 석관을 덮기 위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1997년 11월 이 구조물 건설을 위한 자금을 관리할 기금이 설립됐고 타당성 조사에 따라 건설 업체 입찰이 2004년 이뤄졌다. 이후 사전 작업을 거쳐 2012년부터 건설에 들어갔다.

바닥에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레일을 설치해 지난해 11월 29일에는 돔을 건조 위치에서 327m 이동시켜 석관을 덮는데 성공했다. 올해에는 석관과 구조물 사이 틈새를 메우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격납시설은 내부와 바깥 사이 공기를 완벽히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격납 건물 안에서 사고가 난 4호기를 완전 해체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사고가 난 원전 4호기 원자로에는 80% 핵연료가 남아 있으며, 암을 유발하는 요오드 131, 세슘 137이 공기 중으로 유출되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 주변 오염 지역은 2,600㎢에 이른다. 과학자들은 이 지역에서 사람이 살려면 3,000년은 넘게 걸릴 것이란 분석하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국제 원전사고등급의 최고 등급인 7등급을 최초로 받은 2012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와 함께 핵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졌다. 이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안전한 핵 에너지를 위한 조치가 잇따라 취해졌다. 체르노빌 원전 돔은 인간이 만든 가장 거대한 구조물로서만 가치 있는 게 아니고 위험이 최고조 일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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