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광공업 생산이 7년래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이 일시적 현상일 뿐 경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진단이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나왔다.
5일 KDI는 ‘경제동향 1월호’에서 “지난해 11월 광공업 생산이 3.4% 증가(전월 대비)해 2009년 9월(3.7%) 이후 7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10월보다 하루 많았던 조업일수, 기저효과, 자동차 업계 파업 종료 등 주로 일시적 요인에 힘입은 덕”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광공업 생산이 1.3% 감소해 전월과 비교한 11월 수치가 급반등하는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현대차 파업도 10월 중 종료돼 11월부터 공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간 영향이 컸다.
KDI는 “투자 및 생산 관련 지표 부진이 일부 완화됐지만 우리 경제 성장세는 여전히 미약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5.9% 증가(전월 대비)해 8월(13.6%)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건설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건설기성 증감률도 25.9%(전년 대비)로 10월(17.8%)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며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건설 부문 선행지표도 부진해 (종합적인) 경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4.2로 7년8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11월 건설수주도 9.7% 감소(전년 대비)해 10월의 42.9% 증가에서 꺾였다. KDI의 한 관계자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며 “수출도 금액 기준으로는 유가 상승으로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낮은 증가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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