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센터의 유방외과·성형외과 의료진은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유방암 환자가 흉터 최소화를 원할 경우 그동안 내시경 수술을 해왔다. 하지만 시야 확보 및 수술기구 이용 등에 제한이 있었다.
그래서 손 떨림 없고 시야가 넓은 로봇 수술을 시도해보기로 하고 지난 3년간 동물과 해부용 시신으로 준비를 해왔다.
유방 전체 절제 로봇 수술 1호 환자는 49세 여성 김모씨. 김씨는 지난해말 유방암 1기이지만 종양이 유방 조직 곳곳에 퍼져 있어 젖꼭지와 젖꽃판(유륜·乳輪)을 뺀 유방 전체와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유방암 환자의 10~20%가량이 이런 경우다.
김씨는 처음에는 이 분야에서 국내 처음 시행되는 로봇 수술을 받는 게 불안했지만 의료진의 상세한 설명을 들은 뒤 ‘1호 환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무엇보다 겨드랑이 부위를 6cm가량만 절개하면 돼 흉터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박형석 유방외과 교수는 “조기에 유방암이 발견됐지만 종양의 위치나 넓은 미세 석회화로 유방 전체 절제가 불가피한 환자가 흉터를 최소화하고 재건 수술까지 받길 원할 경우 로봇 수술을 추천하고 싶다”며 “유방암 발생을 높이는 유전자(BRCA1, 2) 돌연변이가 있어 미국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처럼 예방적 절제를 원하는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을 이용한 유방절제술 및 동시재건은 지난 2015년 이탈리아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시행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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