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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갈등 고조 비상걸린 기업들]<상>국내 배터리 생산·판매망 조정...주요 그룹 中전략 재점검 착수

사드여파로 한중관계 급랭

투자·M&A·판매 차질 우려

SK·롯데·현대자동차 등

비상대책 마련으로 분주

中 유커 방문·씀씀이 제한

호텔·면세점도 '전전긍긍'





외교 부문에서 중국과 일본의 협공이 진행되면서 우리 기업들에도 적신호가 커졌다. 특히 중국 사업의 경우 그동안에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등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인들이 줄어드는 선에서 머물렀지만 외교 갈등이 심해지면서 대기업들의 중국 사업에까지 전선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은 이에 따라 중국 등 해외 부문의 사업에 대해 정밀점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배터리 업체 생산량 조절·판매망 전환검토…비상등 켜진 중국 사업=기업들이 우선 우려하는 부분은 중국 사업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하고 있는 중국의 한국 기업 공격이 본격화한 후 이미 우리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현지 영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사업의 영속성 자체에 우려를 하면서 판매망 전환 등 전략 수정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SDI와 LG화학 등은 중국에서 판매가 실제로 차질을 빚을 경우 유럽에서의 판매를 늘려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업체는 지난해 헝가리와 폴란드에 각각 공장을 세웠으며 이를 통해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판매를 늘리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에서의 판매에 차질을 빚을 경우에 대비해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LG화학 등은 유럽 공장 생산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당초 중국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신설하는 방안을 두고 현지 업체와 물밑 접촉을 벌여왔으나 인증기준 강화 등 각종 규제가 잇달아 발표되며 일단 사업을 보류했다.

SK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시장은 그룹의 장기적 성장 관점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며 “어려움이 있어도 계속 추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현지 공장 생산 증설 검토와 별개로 국내 공장의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충남 서산 공장의 4호기 증설과 동시에 5호기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들 중국 내 전략 전면 재점검=단일 업종 차원에서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의 전략도 수정되고 있다. 특히 중국 사업 비중이 큰 SK와 롯데 등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른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통해 중국 진출 확대를 서두르고 있는 SK그룹은 비상이 걸렸다. 최태원 SK 회장은 매달 1~2차례씩 중국에 직접 방문하는 ‘셔틀경영’에 나설 정도로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에너지·통신 등 규제산업을 대표 업종으로 두고 있는 SK의 특성상 신시장 개척 없이는 외형 확대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외환규제 강화가 부담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본토를 빠져나가는 자본에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인 한국과 태국에 대해 저가관광 규제 대책을 내놓았고 △중국 기업의 대규모 인수합병(M&A) 금지(11월) △중국 내 해외 기업의 해외 송금 한도 축소(자산 대비 100%→30%·12월) 같은 정책을 줄줄이 쏟아냈다.

이어 지난 6일에는 달러 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92% 낮춰(위안화 가치 상승) 자국 외환시장에 ‘죽의 장막’을 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드 배치 갈등 등으로 한중 관계가 급랭하면서 투자나 M&A 같은 경제 분야에서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고 있는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 작업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상하이세코는 영국 브리티시페트톨리엄(BP)과 중국 국영 석유기업들이 50대50으로 지분을 갖고 상해화학단지에 설립한 나프타분해시설(NCC)이다.

SK이노베이션은 경쟁기업인 롯데케미칼이나 LG화학에 비해 에틸렌 생산능력이 절반 이하에 그쳐 NCC설비 추가 확보에 목이 마른 상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근 “연내 3조원 규모 투자에 나서겠다”고 선언해 사실상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를 공식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중국 외환시장 규제 강화가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그룹도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에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말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 중국 내 롯데그룹 전(全) 계열사 사업장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와 소방 및 위생 점검을 진행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 중국 공장도 중국 당국의 고강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사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제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추징금 부과나 영업정지 같은 보복 조치를 피하더라도 당분간 적극적인 경영 자체가 어려워 현지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호텔·면세점 사업이 올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에 대한 패키지 관광을 제한하고 환전(5만달러 상한) 시 사용처를 의무 보고하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유커의 숫자와 씀씀이를 모두 제한하고 나섰다.

두 그룹 외에 현대자동차 등도 중국 내 생산과 판매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내에 신차를 내놓으면서 판매 증대에 성공했지만 사드 등 외교 갈등이 심해질 경우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비상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명·서일범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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