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 공익적 가치를 우선하는 나눔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를 맞아 기업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사회공헌활동 대신 소비자가 구매를 통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일명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이 확산되고 있다.
수제피자 전문 프랜차이즈 ‘피자알볼로’는 독특한 메뉴 이름과 연계된 코즈마케팅을 통해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피자알볼로의 인기 메뉴 ‘어깨피자’는 피자 한 판을 판매할 때마다 100원이 적립돼 배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된다. 이 외에도 △소외된 불우이웃, 비인기 종목 운동선수,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안고 있는 감정노동자 등을 응원하는 ‘웃음꽃피자’ △대안학교 학생들과 요리·연극·뮤지컬·댄서 등의 꿈을 가진 청년들을 응원하는 ‘꿈을피자’ △독립운동가 및 순국선열자 후손, 국가유공자 등을 지원하는 ‘대한민국만세피자’ 등이 있다. 모두 피자 한 판이 구매될 때마다 100원을 적립한 후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 ‘폴 바셋’과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해 ‘소화가 잘되는 우유’ 기부 이벤트를 진행했다. 고객이 폴 바셋에서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옵션으로 선택해 라떼 1잔을 구매할 때마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 1팩이 기부되는 방식이다. 모아진 우유는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을 통해 독거 노인들에게 모두 전달된다.
CJ제일제당은 음료 ‘미네워터’ 판매 수익금 중 50원을 아프리카 물 부족 국가의 식수 인프라 개선을 위해 기부하는 ‘미네워터바코드롭’ 캠페인을 지난 2012년 3월부터 진행했다. 약 5년간의 프로젝트를 통해 제품 판매도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억5,700여만 원의 기금을 유니세프에 전달했다.
업계가 사회공헌활동에 눈을 돌리는 것은 무조건적인 외형 성장보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것이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수익성만 추구한 나머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가맹점이 먼저 본사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도 지난해 전 세계의 최신 트렌드 중 하나로 코즈마케팅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구매와 기부를 연계한다고 해서 갑자기 매출이 오르거나 큰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철저한 분석을 통해 기업 이미지와 명분에 부합하는 캠페인을 중장기 진행할 경우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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