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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영화 '사랑의 시대'] 남편이 사랑하는 여자...그녀와도 살기로 했다

남녀 각각 5명이 공동체 생활

위태로운 '공유의 사랑' 등 담아





일부일처제를 고집하지 않고 배우자의 또 다른 애정 관계를 인정하는 비독점적 다자연애(폴리아모리)가 가능할까?

영화 ‘사랑의 시대’는 남편과 아내를 비롯해 친구, 지인, 이방인 등이 모여 사는 공동의 삶은 가능한 것인지, 사랑하는 사람도 그 공동체 안에서 공유할 수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서 엘튼 존의 경쾌한 노래 ‘굿바이 옐로 브릭 로드(Goodbye yellow brick road)’를 흘려보내며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사랑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고 담담하게 답한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원초적인 본능인 사랑은 애초에 공유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사랑의 시대’는 1970년대 덴마크를 배경으로 에릭(율리히 톰센)과 안나(트린 디어홈) 부부가 저택을 상속받으면서 시작된다. 저택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 상의하던 중 안나는 공동체 생활을 에릭에게 제안한다. 에릭은 반대하지만 결국 안나의 뜻대로 딸 프레아를 비롯해 모나, 올레, 9살 짜리 꼬마 빌라스 등 남녀 각각 5명을 모아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다. 에릭이 소유권을 포기해 저택은 공동체의 공공 재산이 됐다. ‘공동체 내 의사결정은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등의 규칙이 정해지고, 이곳은 이상적인 공간으로 오랫동안 지속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평화는 이내 깨진다. 에릭이 제자 엠마(헬렌 레인가르드 뉴먼)와 바람이 나면서부터다.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되자 안나는 평정심을 잃는다. 남편이 떠나려 하자 안나는 애인인 엠마까지 공동체에서 살 것을 제안한다. 남편을 곁에 두기 위한 방법치곤 스스로에게 가혹한 고문이지만 남편의 부재는 더욱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내린 이 결론으로 공동체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안나는 남편과 엠마의 침실을 엿보고 늙은 자신의 몸을 젊은 엠마와 비교하며 초라해지고, 점점 병들어 간다. 어른들이 이런 사랑의 병을 앓는 사이 “9살이 되면 죽을 거예요”라는 거짓말 같은 말을 하고 다니던 빌라스는 프레아를 짝사랑하고, 프레아는 피터와 사랑에 빠진다. 어른들은 발라스의 말을 믿지 않고, 맘에 드는 여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미끼라고 생각하지만, 빌라스는 프레아가 피터를 공동체에 데리고 와서 구성원들에게 소개한 날 저녁 식사자리에서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사랑해”라는 말을 남긴 채 숨을 거둔다. 빌라스의 죽음으로 ‘사랑의 시대’에도 마침표가 찍힌 셈이다.





이 영화는 어린이의 거짓말을 통해 동심이 순수하지 않다는 파격적인 메시지를 던져 이목을 집중시킨 ‘더 헌트’의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7세부터 19세까지 공동체 생활을 했던 그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원제도 ‘코뮌(The Commune)’으로 공동체가 주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감독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또 파격적이고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안나를 연기한 디어홈은 덴마크인으로는 처음으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월2일 개봉.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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