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고려대 교수 연구팀은 줄기세포에서 분비된 단백질이 간경화에 치료 효능이 있음을 입증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 논문은 미국 소화기학회 저널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됐다.
간경화는 간 조직이 딱딱해져 기능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40~50대의 주요 사망 원인이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없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의 일종인 ‘중간엽줄기세포’가 분비하는 인체에 유용한 단백질들을 분석한 결과 ‘MGF-E8’이란 단백질이 간경화를 억제하는 핵심 인자임을 밝혀냈다. 간경화에 걸린 쥐에 MGF-E8을 주사했을 때 병을 일으키는 주요 세포 성분이 아무런 처치를 안 한 쥐보다 5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연구팀은 또 간경화 환자의 간 조직에서 MGF-E8의 발현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점도 발견했다.
김 교수팀은 연구 결과를 단순히 치료 효능 검증에만 그치지 않고 간경화 치료 단백질 의약품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MFG-E8 단백질은 아직까지 바이오의약업계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물질이라서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혁신 신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관련 기술은 이미 바이오벤처기업 ‘넥셀’에 기술 이전을 마쳤으며 넥셀과 함께 MGF-E8 단백질을 치료제로 상용화할 수 있게 최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적화 작업과 동물 독성 실험 등을 마친 뒤 본격적인 사람 대상 임상 실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이번에 발굴한 단백질의 치료적 효능에 대한 특허도 국내외에 출원한 상태”라며 “향후 MGF-E8을 간경화 이외 다른 질환에도 적용하는 연구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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