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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MOST POWERFUL WOMEN ¦ 홈 디포 미국지사장 '앤 마리 캠벨'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대형 인테리어 용품 판매업체 홈디포가 매장에서 더 많은 매출을 짜내기 위해 온라인에 집중하는 동안, 2,726개 매장에서 일하는 4만 명의 직원들은 각자 자신의 매장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집중을 하고 있다.





오전 8시 애틀랜타 컴벌랜드 파크웨이 Cumberland parkway에 위치한 홈디포 121번 지점에서, 신임 미국 지사장 앤 마리 캠벨 Ann-Marie Campbell이 상품을 옮기고 있다. 옆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던 직원들은 모두 그녀를 아는 것처럼 보였다. 캠벨은 활기차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그러자 많은 이들이 그녀에게 다가와 아이들과 일, 여행, 인생 등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그녀는 한 직원에게 “새 배지 멋지네요. 수고했어요!”라는 말을 건넸다.

한 젊은 여성이 캠벨에게 말을 걸기 위해 다가왔다. 이 여성은 14년 간 패스트푸드 매장 관리자로 일하다가 홈디포에 취직을 했다. 4명의 자녀를 둔 그녀는 조명 분야에서 일하기 적합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녀는 “가정과 일 모두를 놓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요”라며 그간 일해온 경험들을 쉴새 없이 얘기했다. 달고 있는 많은 배지가 말해주듯, 그녀는 처음 ‘정원 관리용품’ 부서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해 많은 부서를 거쳐왔다. 그녀는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될 수 있을까요?”라며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잠시 후 캠벨은 수도꼭지와 싱크대 관련 용품들이 늘어서 있는 복도로 자리를 옮겨 약간 낙담한 표정으로 제품을 둘러보고 있는 고객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찾으시는 것 있으세요?”라고 물었다. 캠벨의 대화는 대개 속사포처럼 이뤄지지만, 절대 미소를 잃는 법이 없다. 마치 고객이 필요하다면 설치하는 법까지 모두 알려줄 태세다. 이처럼 앤 마리 캠벨은 사람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의 눈앞에 있는 긴장한 배관공이든, 배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있는 선반 재고 관리원이든 말이다.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독자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유니폼을 입은 홈디포 팀: 캠벨(가운데)이 애틀랜타 지점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캠벨이 지점을 방문한 진짜 목적은 컴벌랜드 파크웨이에서 일하는 300명의 직원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홈디포의 최전방 전력으로, 인테리어 분야에서 주도권을 지키려는 기업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물론 오프라인 소매업계는 어떻게 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든 고객들에게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될 수 있을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컴벌랜드의 300명 직원들과 14마일 떨어진 피드몬트 로드 노스이스트 Piedmont Road Northeast 지점, 벅헤드 Buckhead 근처 지점에 이르기까지 홈디포 2,726개 매장의 모든 직원들은 캠벨에게 분명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캠벨은 “40만 명에 달하는 이 직원들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홈디포가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캠벨은 이런 믿음과 다른 이들을 설득하는 능력 덕분에 승진가도를 달렸다. 그녀는 홈디포 총괄 부사장으로서, 885억 달러 규모의 회사 사업 상당 부분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사실 이 직위는 디딤돌과 같은 자리다: 그녀의 전임자 마빈 엘리슨 Marvin Ellison은 2015년 J.C 페니 J.C. Penney CEO에 올랐다. 홈디포는 낮은 위치에서 시작해 산전수전을 겪으며 올라온 직원들을 선호한다. 캠벨이 좋은 예이다. 31년 전 홈 디포의 216번째 지점인 마이애미 지점에서 파트타임 계산원으로 일을 시작해 살 길을 찾던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 캠벨은 이제 51세가 되었다. 당시 자메이카 억양이 너무 심했던 탓에 홈디포 공동창립자 버니 마커스 Bernie Marcus는 그녀의 말을 잘 알아듣지도 못했다. 그녀는 “그는 첫 5년 동안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했다고 아직까지 농담을 한다. 그러나 고객들과 직원들은 모두 나를 좋아했다. 사실 그 점이 그가 알아야 할 전부였다”고 말했다.

캠벨은 회사가 지난 1월 경영진 교체를 통해 작지만 전략적인 변화를 꾀할 때 선택한 카드였다. 홈디포가 향후 3년 매출 목표를 1,010억 달러로 발표한 지 한 달이 채 안된 시점이었다. 현 수준에서 약 15% 상향 조정한 수치였다. 최근 매출 성장(차트 참조)을 보면, 회사가 내놓은 매출 목표가 무모한 것만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 강세에도 불구하고, 경제난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회사의 전반적인 소매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일부 대형업체들(시어스 Sears, 메이시스 Macy’s, 콜스 Kohl’s 등)은 이미 지점 수십 곳을 닫은 상태다.

홈 디포는 아직 폐점 계획이 없지만 새 매장을 열 계획도 없다. 경영진이 불확실한 시기에 사업 확장을 주저하는 것을 보면, 이들은 여전히 2008년 경제난의 타격을 잊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당시 경기 침체의 원인은 부동산의 몰락이었다. 캠벨의 절친이자 멘토인 홈디포 CFO 캐럴 토메 Carol Tome는 “우리도 많은 타격을 입었다. 당시 매출이 130억 달러 가까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홈디포는 ‘엑스포 디자인 매장’과 같은 사업 분야를 폐지하고, 매장 문을 닫기도 했다. 그는 “그때 앞으로 문을 닫을 것 같은 지점 오픈에는 절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캠벨의 임무는 현재 관리하는 매장에서 더 많은 매출을 짜내는 것이다. 또, 매출 담당 직원들과 인터넷 판매 플랫폼의 협업을 통해 고객 경험을 증진하고, 나아가 이들이 더 나은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웹사이트, 그리고 유통 센터를 통합, 고객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물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캠벨은 “내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 바로 그런 환경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녀의 임무 중 상당 부분은 실제로 성과를 냈다: 온라인 매출은 2분기 회사 전체 매출의 5.6%에 그쳤지만, 전년 동기대비 19%나 증가했다. 이마케터 eMarketer에 따르면, 놀랍게도 홈디포의 연간 온라인 매출은 47억 달러로,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중 아마존, 애플, 월마트에 이어 4위에 올라있다.

모닝스타 Morningstar의 애널리스트 제이미 카츠 Jaime Katz는 “대형 소매업체의 경영진에게 향후 몇 년은 다수의 채널을 문제없이 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시기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매장에서 쇼핑을 하거나, 온라인 쇼핑 후 방문 수령하거나, 직접 제품을 배송 받을 수 있게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홈디포는 유통망에 투자한 덕분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컨설팅기업 체이널리스틱스 Chainalytics의 총괄 부사장 톰 로블레스키 Tom Wrobleski는 “홈디포의 투자는 현명한 결정이었고, 효과도 봤다”고 말했다. 그는 12년 전 홈디포의 유통 전략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다. 이제 기업들의 당면 과제는 어떤 수단이나 플랫폼을 사용하든, 최신 기술에 능통한 고객들에게 물건을 배송하는 ‘최종’ 유통 단계를 어떻게 구축할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홈디포는 매출과 방문 고객 수 모두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모바일 툴에 투자하고 있다. 로블레스키는 “캠벨의 강점은 기꺼이 실험을 해보고자 하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앤 마리는 변화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천성적으로 끈기가 있고, 실패 후 빠르게 회복하는 방법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술에 능통한 고객들에게 물건을 배송하는 ‘최종’ 유통 단계를 어떻게 구축할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홈디포는 매출과 방문 고객 수 모두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모바일 툴에 투자하고 있다. 로블레스키는 “캠벨의 강점은 기꺼이 실험을 해보고자 하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앤 마리는 변화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천성적으로 끈기가 있고, 실패 후 빠르게 회복하는 방법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가지 사례가 있다. 캠벨은 직원들이 고객을 응대하면서도 재고 관리나 다른 지점과 연계된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4만 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전담 팀을 꾸렸다. 이 판매관리 팀은 매장 및 재고 관리를 한다. 덕분에 나머지 90%의 직원들은 고객들을 응대하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 고객들 중에는 홈디포 사업의 40%를 차지하는 전문 계약업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캠벨은 총괄 부사장이자 7명으로 구성된 경영진 가운데 세 명의 여성 중 한 명이다(그녀는 CEO 크레이그 미니어 Craig Menear 에게 직접 보고를 한다). 또한, 회사의 새로운 절차나 이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캠벨이 홈디포의 700여 개 매장을 아우르는 남부 지사장으로 일하며 쌓은 능력이 있다. 변화는 대개 실행과 반응으로 이뤄지며, 완전한 변화를 이루는 데에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까지 소요된다. 그녀는 “공급망 관리, 선적과 배달, 소규모 유통 센터 같은 매장들을 변화시키는 일 등 모든 것이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여러 기능을 아우르는 팀을 꾸려 실제 현장에 맞게 조정한다는 얘기다. 캠벨이 미국 지사장이긴 하지만, 그녀가 관리하는 매장은 주요 시험장이나 다름없다.

캠벨은 향후 회사에 큰 영향을 미칠 작은 사례를 제시했다. 바로 직원들에게 고정 근무 스케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소매업계에 전례 없는 형태이지만, 회사가 오후 9시에 시작하는 세 번째 교대근무를 추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야간 근무 조는 화물 및 재고 관리 외에도, 인터넷 쇼핑 후 방문 수령하는 고객들을 위해 제품을 준비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이 고객들은 전체 온라인 주문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고정 근무 스케줄의 장점은 단순 명료하다. 근무자들이 자신의 삶을 계획적으로 살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단점이라면, 고정 근무 시간이 삶을 망쳐 놓아도 근로자들이 그 시간대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한 싱글맘 직원이 겪었던 문제이기도 하다. 작년 캠벨이 매장을 방문했을 때, 이 직원은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캠벨은 “직원들은 내가 자신들과 같은 위치에서 시작해 워킹맘 직원들이 겪었던 같은 문제와 싸워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이에겐 털어놓지 못하는 문제들을 내게 이야기하곤 한다”고 말했다. 캠벨은 “적합한 근무 스케줄을 배정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직원 대상 설문과 타운홀 미팅, 그리고 정기 관리자 회의까지, 캠벨은 모든 것들을 통해 ‘그녀의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현장에서 직원들을 직접 만나 노하우를 얻고 있다.

그녀는 현장 직원들의 오렌지색 앞치마에 달린 이름표에서도 그 이상을 이해할 수 있다. 앞치만만 보고도 그들의 삶을 읽어내는 것이다: 아이들의 사진을 붙인 클립, 또는 샤피펜으로 그린 별과 하트모양 등을 보는 것이다. 그녀는 직원들의 배지도 챙겨본다. 판매나 서비스 성과를 인정하는 배지, 승진한 배지, ‘이 달의 직원’으로 뽑힌 배지, 그리고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를 보여주는 배지까지 매우 다양하다. 배지는 직원들의 열의와 이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향후 리더가 될 자질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적어도 오래된 베테랑에게선 자질을 읽을 수 있다. 앤 마리 캠벨 역시 배지에 대해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캠벨은 지난 8월 애틀랜타에서 열린 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한 직원에게 “솔직히 매장 관리자가 내게 가장 잘 맞았던 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직원은 캠벨에게 30세가 되기 전 관리자가 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 직원에게 어떤 삶을 살아 왔는지를 물었다. 그 직원은 “원래는 트럭 운전수였다. 그런데 ‘계속 그 일을 하면 이혼하겠다’는 아내의 으름짱에 어쩔 수 없이 이직을 했다”고 대답했다. 캠벨은 승진하고 싶다면 반드시 해야 할 일 몇 가지를 알려주었다. 그녀는 “관리자에게 ‘다른 부서 일도 배워보고 싶다’고 이야기 하라. 당신이 바라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그 일을 하게 됐는지 질문을 하라”고 일러주었다. 그녀는 이 젊은 남성과 몇 분간 이야기 한 후, 부단히 노력하고, 항상 궁금해하며, 만나는 사람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라는 조언도 해주었다. 그녀는 “당신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이메일을 보내라.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줄 알아야 한다. 사실 나도 잘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캠벨은 자메이카의 부유한 4남매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한 살 반 되던 해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집안이 풍비박산났다. 그녀를 돌본 할머니는 10명의 자식들을 키운 매우 독립적인 여성이었다. 40대에 이혼을 하고 생활용품 소매업을 운영해 수백만 달러짜리 기업을 키워냈다. 캠벨은 “할머니는 열심히 일하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그녀는 엄격한 기숙 학교에 입학했고, 반듯한 어른으로 자라났다. 그녀는 “이런 성향들이 이민생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마이애미로 이주했고, 홈디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학비를 충당했다. 그건 31년 전 계산원으로 일을 시작해 경영진까지 오르게 된 그녀의 경험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야기다. 그녀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배지를 달고 나왔다. 그녀는 열심히 일했고, 승진가도를 달렸다. 그러던 1996년 탄탄대로에 제동이 걸렸다.

선두를 지키다: 홈디포는 경기침체 이후 동일매장 매출 및 총 매출에서 주요 경쟁업체 로스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캠벨은 회사를 그만둘 생각을 한 적이 있느냐는 한 젊은 직원의 질문에 “개인적인 얘기를 하나 들려주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둘째 아들을 낳고 출산휴가를 보낸 뒤였다”고 운을 뗏다. 베테랑인 그녀가 회사에 복직했을 때, 그녀는 13개 매장을 관리하는 마이애미 지부 관리자로 승진해 있었다. 그건 복직 선물과도 같았다. 마이애미 지역은 당시 거대한 경제적 변화를 겪고 있었다. 그녀는 “마이애미의 상황에 완전히 압도되어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다 그녀가 그만둘 계획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 직원이 엿들었고, 그 직원은 재빠르게 캠벨의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상사는 린 마티노 Lynn Martineau로, 매우 카리스마 있는 남성이었다(그는 초창기 멤버로 2002년 기업을 떠났다). 마티노는 그녀에 대해 “캠벨은 처음부터 매우 독특한 사람이었고, 대단히 똑똑했다. 사탕발림이라는 것을 모르는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만해도 회사는 초기 단계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며 “우리는 하던 대부분 일에 대한 청사진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감각이 뛰어난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는 “캠벨은 당시 상황에 아주 적합한 인물이었다. 재능을 알아봤다면, 재능이 더 발휘될 수 있는 곳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티노는 급히 사무실로 들어오던 중, 주차장에서 캠벨을 마주쳤다. 그녀는 “당시엔 실적이 나빴고 매출도 감소했다. 또 월요일마다 회사 콘퍼런스 콜에서 내가 한 모든 것에 대해 질책을 받기도 했다”며 “네 살이 채 안된 자식이 둘이나 있었다. 하지만 마티노는 내가 승진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으니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나는 내게 필요한 것을 그에게 부탁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캠벨은 타운홀 미팅에서 질문을 던진 젊은 직원의 눈을 쳐다보며 “이것이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녀의 조언은 사실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캠벨은 직원들이 도움을 요청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포용의 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홈디포는 매장 인력들이 하나의 커뮤니티처럼 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캠벨은 흑인 여성이자 이민자로서, 스스로가 다양성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직원이 겁 없이 캠벨에게 “강한 자메이카 억양이 미국에 왔을 때 장애물이 되진 않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크게 웃으며 “알다시피, 나는 마이애미에서 일을 시작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기 때문에 이민자라는 이유로 겪은 문제는 없었다”고 대답했다. 질문자 역시 젊은 이민자 남성이었다. 캠벨은 “나는 당시 유일한 판매직 여성이었다. 그래서 고객들은 문제가 생기면, 남성 직원과 이야기하길 원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관리 전략은 간단하지만 효과적이었다. 그녀는 “경험이 가장 적은 남성직원과 고객을 연결해줬다. 그 직원은 그 일을 내게 다시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놀라운 점은 30여 년이 흐른 지금도 그녀가 맡은 임무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바로 모든 매장 직원들이 일을 잘 이해하고 중요한 존재가 되어 존중 받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직원들이 맡은 고객들 역시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애틀랜타 타운홀 미팅이 끝난 뒤, 캠벨은 30세까지 매장 관리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젊은 남성을 잠시 떠올렸다. 그녀는 “그 직원의 나이보다 더 오랜 시간을 홈디포에서 보냈다. 이 남성도 나처럼 31년을 일할 수 있도록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라고 자문을 한 뒤 스스로 답을 내렸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해결해야 할 큰 문제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Ellen McGi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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