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기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자금이 유입됐던 채권형 펀드는 작년 11월 예상치 못한 시련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인의 공약인 금리인상과 국채발행을 통한 재정확대 정책은 채권금리를 상승시키며 패권형 펀드의 수익률을 급격하게 하락시켰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할 전망이 계속됐다.
하지만 시장은 곧 냉정을 되찾았다. 트럼프노믹스의 불확실성에 이은 중국의 어두워진 경기전망 등으로 시장은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를 외면하지 않았다. 특히 단기 시장 변동에 연연하지 않는 기관투자자들이 채권형펀드 수요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각각 1조7,782억원과 2,566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국내 채권형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절반 수준인 7,943억원에 그쳤다. 특히 같은 기간 해외 채권형펀드로는 1,531억원이 유입돼 채권형펀드의 인기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주식형 대비 안정적이었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의 유형 평균 수익률은 각각 0.64%와 -2.71%에 그쳤지만 국내·해외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39%와 5.55%였다. 하반기 들어 채권 시장이 단기간 급락했어도 결국 주식 시장에서보다는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는 의미다.
자산운용업계도 이에 발맞춰 채권형 펀드 신규 설정에 나서고 있다. 최근 두 달 동안에만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 3곳의 운용사가 기존 출시한 채권형펀드의 클래스를 추가했다. 맥쿼리투자신탁운용과 DG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3곳은 각각 ‘맥쿼리다이나믹코리아’와 ‘DGB똑똑단기채’, ‘교보악사퇴직연금KOSPI200연계’, ‘유진챔피언단기채’ 등을 출시했다. 해외 채권형펀드의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키움자산운용이 ‘키움글로벌금리와물가연동’을 출시했다.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1월 23일 기준)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과 ‘프랭클린템플턴미국금리연동’으로 유입된 자금은 각각 2,488억원과 9,525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투자 적격 등급 미만의 미국 달러화 표시 외화대출채권인 ‘뱅크론’과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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