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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박소정 큐레이터의 ART-B] 닭의 해에 더 주목받는 작품

박소정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대표

성태훈 작가의 옻칠회화 ‘날아라 닭’ /출처:작가공식사이트)






정유년 붉은 닭의 해가 밝았다.

종이 연하장이 너도나도 주고받는 카톡 연하장으로 바뀌었을 뿐 매해 연하장에는 어김없이 새해를 상징하는 십이지신 동물이 힘찬 자태로 희망찬 새해를 알리고 가족과 지인들의 복을 기원하기 위해 등장한다. 올해는 암흑을 물러가게 하고 광명의 새날이 오는 것을 상징하는 닭이다.

연하장에 그치지 않는다. 닭을 모티브로 한 아이템들과 닭 관련 프로모션 등 여기저기에서 붉은 닭 마케팅이 넘쳐난다.

미술관이나 갤러리도 예외가 아니다. 그 해의 10간 12지 육십 간지에 해당하는 동물 소재로 작품활동을 해온 작가들은 연초 화랑계의 환대를 받는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굳게 닫혔던 불황 속 소비 찬스를 기대하는 대형 백화점이 운영하는 갤러리에서는 대대적으로 관련 작가 섭외하기에 분주하다.

보통 무병장수, 부귀영화 등의 전통적 의미가 담긴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한국화 작가들이나 동물을 작업의 주요 소재로 삼는 작가들이 섭외대상이다.

민화에 ‘개’를 주인공으로 의인화시켜 해학적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해온 곽수연 작가, 양, 토끼, 사슴 등 유순한 동물들을 몽환적으로 묘사해서 인간이 회복해야 할 순수성에 대한 물음을 던져온 정성원 작가, 귀여운 동물조각들로 작가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해온 노준 작가 등은 특히 주목받아온 작가다.

병신년이었던 작년 이이남 작가는 김홍도와 강세황의 ‘송하맹호도’를 차용하되 맹호도의 호랑이를 원숭이로 대신 그려 넣어 재치와 활력을 불어 넣어준 미디어 작품 ‘2016 맹호도와 병신년’을 발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안목으로 소장하는 작품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익숙한 컬렉터 일지라도 집안으로 들어오는 나쁜 액을 막고 한 해 가정의 안녕과 복을 비는 의미가 부여되는 상징 가득한 작품 앞에 관대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속에서도 컬렉터 특유의 심미안이 적용되겠지만 말이다.

복을 가져다줄 것을 기대하고 소장한 작품은 회사나 외부가 아닌 집에 걸어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족을 향한 사랑이 최우선 순위로 바뀌는 데에는 동양 문화 특유의 전통적인 의식과 믿음이 강하게 작용한다.

실제로 우리 조상들은 질병이나 재난 등의 불행을 사전에 막고 한 해 동안 복이 깃들기를 기원하기 위해 세시풍속의 하나로 세화를 주고받았었다.

특히 동물 중에는 벽사력을 강하게 지닌 것으로 믿어온 닭과 호랑이가 대표적이었다. 여기에 올 붉은 닭의 해를 맞아 닭을 소재로 한 작품은 그야말로 상종가다. 특히 퇴화한 날개의 닭을 하늘 위로 자유롭게 날게 해서 현대인들의 희망과 유토피아를 표현한 ‘날아라 닭’ 연작으로 잘 알려진 성태훈 작가는 연일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올 초에만 6개의 단체전에 동시 참여 중이다. 닭 연작이 시작된 이래 처음 맞는 닭의 해 정유년에 맞춰 개인전도 앞두고 있다. 어쩌면 올해가 그에게 최고의 해로 기억될지 모를 일이다.

그는 예술가는 작가 자신의 꿈만 꾸는 직업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꿈도 대신 꿔주는 직업이라고 이야기한다. 날지 못하는 닭들이 창공을 향해 훨훨 날듯이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꿈꾸는 세계를 향해 정진할 수 있게 힘을 얻는 정유년 새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박소정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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