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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고단수로 투자 이끄는 트럼프, 우리는?

산업부 김현진 기자





“고마워요, 삼성!(Thank you Samsung!)”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을 겨냥해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에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공장을 지을 수도 있다는 기사를 접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기업에 처음으로 ‘생큐’ 인사를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공장을 지어라.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한다”며 국내외 기업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의 엄포에 자동차 업체인 포드도 멕시코 공장 신설계획을 철회했고 일본 도요타도 백기를 들었다. 일본 혼다, 독일 다임러와 폭스바겐 등도 미국 공장 증설계획을 잇따라 내놓았다.

멕시코에 생활가전 공장이 있는 삼성은 미국 공장 설립을 확정하지 않았고 아직 검토 중이다. 인건비가 높은 미국에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 이 와중에 국내외 매체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까지 사안을 챙기고 나서면서 삼성으로서는 미국 투자에 대한 압박이 커진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트위터를 통해 삼성에 미리 공개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 ‘고단수’ 방법으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 통제 불능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그는 일자리 창출 공약을 일관성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가 미국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고용창출이 최선의 해법이라고 보고 전방위적으로 뛰고 있다.

시선을 돌려 국내 상황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고용창출은 언감생심이다. 유력 대선주자들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공약을 경쟁하듯 내놓으며 기업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당한 정부는 방향성을 잃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층 실업률은 10%에 가까운 수준이며 실업자는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와중에 약삭빠른 정치권은 기업을 살려 고용을 유도하기보다는 과도한 기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제공약은 4대 그룹을 정조준하면서 재벌규제에 올인하고 있다. 여당 후보들도 좌클릭으로 돌아서며 기업 옥죄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법 개정안으로 우리 기업들이 해외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애써 숨기고 있다. 투명경영과 경영 효율성을 위해 기업들은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재갈을 물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차근차근 실리를 챙기는 동안 우리는 먼 산만 바라보고 있는 안타까운 형국이다. 대선을 앞둔 우리나라 정치권이 포퓰리즘에 빠져 대기업을 척결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와중에 생산공장들은 해외로 빠져나가게 된다. ‘기업 이지메(괴롭힘)’에 일자리 창출 기회가 오히려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1위 경제 강국은 기업 유치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고 있는데 갈 길 바쁜 우리는 기업을 윽박지르고 있다. 오늘도 한숨이 나온다.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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