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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정규택 파이브지티 대표 "얼굴로 문 여는 2만여 첨단아파트 내 작품이죠"

공고 나와 31세에 부서장 맡아

화재감지기 개발로 대통령표창

52세에 '늦깎이 창업' 뛰어들어

집 지켜주며 사람과 대화도 하는

유페이스키 플랫폼은 '집사 로봇'

주택시장 공략...코스닥 상장할것





인류는 사유재산이 생기면서 그것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바로 자물쇠와 열쇠가 그것이다.

최초의 자물쇠와 열쇠는 기원전 2000년께 이집트에서 발명됐다고 한다. 당시 자물쇠와 열쇠는 나무로 만들어졌다. 열쇠를 넣으면 내부 핀이 밀리면서 문을 막고 있던 나무 빗장을 분리할 수 있게 되는 원리였다. 하지만 나무는 약했다.

로마인들은 철제 자물쇠와 청동제 열쇠를 사용했다. 로마시대에는 지중해 연안 국가에 자물쇠가 보급됐고 그 후에는 이슬람 세계에서 자물쇠 공업을 주도했다. 실크로드를 타고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부터 사용했다고 한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유럽과 미국에서 보다 정교한 자물쇠와 열쇠가 등장한다. 자물쇠를 비틀어야 열리거나 자물쇠 내부에 장애물을 만드는 등 시대마다 권력층을 중심으로 자물쇠와 열쇠는 발전했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열쇠의 형태가 굉장히 다양해졌다. 지갑에 넣고 다닐 수 있게 카드 형태로 된 열쇠가 보편화됐고 비밀번호만 알면 문이 열린다.

생체정보를 활용해 지문과 홍채도 열쇠가 된다. 기술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도록 발전하고 보안 분야에서는 비밀번호를 기억조차 하지 않아도 되도록 얼굴인식 보안 기술이 태동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설립된 국내의 한 중소기업이 얼굴로 문을 여는 시대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6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파이브지티 연구개발(R&D)센터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정규택 파이브지티 대표는 “최근 보급되기 시작한 지문 방식의 보안 시스템은 사용자들이 접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염병에 취약하고 재밌는 서비스를 결합할 수 없어 앞으로는 비접촉 방식의 얼굴인식 보안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얼굴인식 보안은 카메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보안 영역에서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브지티에서 생산·서비스하고 있는 ‘유페이스키 플랫폼’에는 열쇠가 단순히 문을 열고닫는 기능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즐겁고 소통하는 보안 문화를 만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가령 학교에서 아이가 집에 잘 도착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얼굴인식으로 문이 열리면 스마트폰으로 그 정보가 바로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부모님에게 전송되는 식이다.

또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외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문이 열리면 손자의 녹음된 목소리가 나오거나 바로 통화도 할 수 있게 했다. 정 대표는 “유페이스키 플랫폼은 한마디로 보안 기능을 갖춘 집사 로봇”이라며 “미래 가정에는 집집마다 로봇이 하나씩 생길 텐데 집을 지켜주면서 사람들과 대화하며 맞아주는 미래 로봇의 초기 형태”라고 설명했다.



얼굴인식 보안은 기존 보안 방식보다 범죄 예방과 입증에도 탁월하다. 그는 “기존 지문 방식은 도둑이 위조할 수 있고 직접 가정에 침입했다는 증거를 확보할 수 없다”며 “얼굴인식 방식은 카메라로 모든 정보를 남겨두기 때문에 범죄 예방 측면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파이브지티는 출입통제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오피스 시장과 더불어 일반 가정 시장 개척에도 집중하고 있다. 정 대표는 “남들이 다 하는 오피스 시장 말고 일반 가정 시장을 공략해보자며 건축하고 있는 빌라와 아파트를 돌며 무작정 스마트폰을 들고 찾아가 설득했다”면서 “3~4년 전만 해도 얼굴인식 보안이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이제는 분양 시장에서 프리미엄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고 우리나라 가정집에만 들어가도 5조원이 넘는 시장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기계·컴퓨터와 친했다. 한 번은 군대를 전역하고 3개월치 월급을 모아 카메라 한 대를 장만했는데 자취방에 도둑이 들어 그 카메라를 훔쳐갔다. 화가 난 그는 우리 집은 스스로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전자회로 기판에 부품을 붙여 보안장치를 만들어 달았다.

당시는 보안 전문업체도 없었고 비밀번호식 도어록도 없던 시절이었다. 비밀번호를 잘못 누르면 사이렌이 울리는 방식이었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살 나이에 화재감시 장비 생산업체인 동방전자산업의 생산직으로 들어가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회사에서도 손재주가 남달랐다.

전역 후 군대에서 따온 전자기기 관련 자격증을 회사에 들이밀며 개발 부서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 생산직으로는 미래가 안 보였기 때문이다. 그 개발 부서에서 찾아온 우연한 기회가 정 대표의 인생을 뒤바꿨다.

“기존의 화재감지기는 공기가 뜨거워져 압력이 높아지면 작동하는 방식이었는데 미세한 외부의 힘에도 오작동이 많았어요. 생산성도 낮았고요. 그걸 온도감지 센서를 적용해 오작동을 없애고 양산 문제도 개선한 제품을 개발 부서에 간 지 10개월 만에 개발했죠. 그 제품으로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5%에서 25%까지 올라가고 대통령 표창까지 받게 됐죠(하하하).”

이 일이 있고 그는 고졸 출신에 서른한살밖에 안됐지만 개발 부서장으로 승진했다. 동방전자가 글로벌 보안그룹인 타이코에 인수되자 그는 ADT캡스와 동방전자의 통합 개발 디렉터를 맡기도 했다. 정 대표가 개발 부서의 수장이 되면서 찌개만 끓여도 작동했던 화재감지기의 오작동을 없애는 제품을 내놓았다. 당시 소방 관제센터의 소프트웨어 기반이 도스였는데 이 때문에 관제사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자 리눅스를 활용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관제 시스템도 구축했다.

정 대표는 “타이코의 미국·영국 개발 부서장들이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성과가 점차 나오자 나중에는 우리 기술을 알려달라고 매달렸다”며 “동방전자에 입사할 때 그 회사의 매출이 50억원이었지만 나올 때는 1,500억원이 될 정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사에서 30년 동안 일하면서 얼굴인식 보안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이 기술로는 직접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함께 일하던 직원 4명과 함께 회사를 나와 2012년 52세의 늦은 나이에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얼굴인식 보안 기술이 인정받기 시작했고 지난해 매출액 15억원을 만들어냈다.



성장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서울 지역에서만 여의도·용산·한남동 등에 들어설 아파트 2만2,000여세대에 얼굴인식 보안 시스템을 수주했다. 정 대표는 “이제 사람들이 얼굴인식 보안을 알기 시작했고 이제 막 영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수주 매출이 발생하면서 올해는 60억~80억원, 내년부터는 2배씩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오는 2019년에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노리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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