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2016년 300인 이상 임금교섭 타결기업 1,599개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43개소(34.0%)가 임금인상을 자제했다고 응답했다. 임금인상 자제 기업 중 301개소(55.4%)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격차해소에 활용했다고 답했다. 재원활용분야는 △신규채용(40.9%) △비정규직 근로자 처우개선(16.0%) △협력업체 근로자의 복지향상 또는 처우개선(7.6%) △상생협력·사내근로복지·공동근로복지 기금 등에 출연(5.5%) △협력업체의 납품단가 인상 또는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5.3%) 등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노조가 있는 기업의 참여율이 무노조 기업에 비해 높았다는 점이다. 임금인상을 자제한 기업은 유노조 회사가 36.7%, 무노조 업체가 31.7%였다. 임금인상 자제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격차해소에 쓴 기업은 유노조가 20.9%, 무노조가 17.2%였다.
앞서 노사정은 2015년 임금인상 자제를 통해 청년 신규채용 확대·비정규직·협력업체 근로자의 처우개선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었다. 정지원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2016년의 경우 경제여건이 좋지 않았고 노사관계도 순탄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대타협의 취지대로 격차해소 실천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현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지원제도를 한층 내실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설문이 얼마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전체 대기업 2,529곳 중 930곳은 임금미결정 등을 이유로 설문에 답하지 않았다. 설문에 응한 1,599곳의 회사가 얼마나 성실하게 답변했느냐 하는 점도 의문이다. 재원활용분야를 묻는 질문도 예정된 것까지 포함해 복수응답이 가능하도록 문항이 작성돼 있어 실제보다 다소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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