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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불확실성 싫다"...외국인 환율 떨어져도 셀 코리아

원·달러 환율 연초대비 4.7%↓

환차익 매력은 커졌지만

하루 환율 변동폭 확대에

특검 대기업 수사 등 영향

이달들어 4,955억 순매도

"차익실현 후 쉬어가기" 분석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이 올 들어 원·달러 환율 하락 호재에도 불구하고 연일 국내 주식을 내다 팔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증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선물·현물을 가리지 않고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서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 들어 환율이 하락했지만 일일 변동 폭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상장사들의 순이익이 사상 첫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뚜렷한 실적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특검의 수사 확대로 주요 대기업들의 향후 경영 불확실성이 외국인이 주식을 파는 이유가 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4,955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향후 현물 매매 방향성을 보여주는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순매도로 돌아선 뒤 최근까지 1조5,381억원(1만1,471계약)어치를 내다 팔았다. 이는 지난해 중국 증시 폭락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굵직한 대내외 이벤트에도 꾸준히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홀로 지수를 이끌던 모습과 대비된다. 외국인은 지난 한 해에만 11조3,354억원을 순매수하며 기관(-5조2,091억원)과 개인(-8조6,050억원)의 수급 공백을 메웠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은 원·달러 환율이 순매수에 유리한 환경에도 지속돼 주목된다. 보통 외국인은 투자 기업의 주가 상승 외에 환차익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환율 방향성이 중요하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강세)이 예상되면 그만큼 나중에 달러 환전 시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외국인의 순매수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한국거래소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난 5년간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의 순매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외국인은 환율이 내려가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순매수가 늘었다.



하지만 올 들어 환율과 외국인 순매수의 상관관계는 어긋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연초 대비 4.73% 하락하며 환차익 매력이 커졌지만 외국인은 주식을 팔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취임 후 달러 향배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자 일단 차익실현을 한 후 쉬어가자는 외국인 투자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이 지난 2011년 이후 일일 원·달러 환율 변동 폭과 외국인 순매수 금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은 일일 환율 변동폭이 7원 미만인 구간에서 30조원 이상 순매수하는 등 왕성하게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하락은 외국인 순매수에 유리한 조건은 맞지만 변동성 역시 큰 영향을 미친다”며 “올 들어 하루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이 10원이 넘는 날이 많아진 점과 외국인인 순매도 간에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 수사가 실적 호재를 덮어버린 것도 외국인을 매도세로 돌렸다. 대기업들의 새해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진 점이 외국인 수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 유력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을 비롯해 주요 대기업들이 특검의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기업들의 주요 의사 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일단 쉬어가자는 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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