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홈쇼핑과 온라인 업체 실적이 서로 상반 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홈쇼핑은 지난해 두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온라인 쇼핑은 적자가 지속 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한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엄지족(모바일 이용 고객)’이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의 성패를 가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국내 4대 홈쇼핑업체는 지난해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홈쇼핑(028150)의 지난해 전체 판매액은 전년 대비 4.5% 늘어난 3조6,69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64억으로 19.6% 증가했다. 현대홈쇼핑(057050)의 판매액은 3조4,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급등했고 영업이익도 1,323억원으로 19.5% 증가했다. CJ오쇼핑(035760)의 판매액 역시 전년 대비 3.5% 늘어난 3조1,610억 원, 영업이익은 27% 급증한 1,449억 원이었다. 롯데홈쇼핑은 판매액 3조2,000억원, 영업이익 78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업체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쿠팡·티몬·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개 사의 지난 2015년 영업손실액은 각각 5,470억원, 1,452억원, 1,424억원으로 전체 영업적자는 8,346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적자 규모 역시 전년과 비슷한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마켓 1위 업체인 11번가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약 2,000억 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마켓의 적자까지 더하면 지난해 업계의 적자 규모는 1조 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
실적 차이는 엄지족이 갈랐다. 홈쇼핑업체 실적이 호조를 보인 이유는 모바일과 온라인 판매가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각 업체들이 TV홈쇼핑 대신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으로 돌아선 20~30대 젊은 층을 잡기 위해 수년간 적자를 감수하며 모바일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한 결과 모바일 쇼핑족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실제 GS홈쇼핑은 모바일 쇼핑이 1조 3,153억원으로 24.6% 늘며 전체 판매액 증가를 이끌었다.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모바일 판매액 비중도 29.6%로 전년 대비 20.9% 증가했다.
반면 온라인 업체는 엄지족을 제대로 끌어 들이지 못한 데다 업체 간 출혈경쟁까지 나타나면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이 모바일을 강화한 것이 실적 호조의 원인”이라며 “업체 간 경계가 허물어 지면서 엄지족을 누가 더 많이 끌어 들이느냐가 실적의 관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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