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연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의 위상을 새롭게 다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혈액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항암·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대표적인 선진 시장인 유럽에서 판매권을 획득한 것은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다.
트룩시마는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혈액암 및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리툭산’을 겨냥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다. 리툭산은 지난해 8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유럽 판매량이 전체의 45%에 달한다. EMA는 트룩시마를 혈액암 중 하나인 비호지킨 림프종뿐만 아니라 만성림프구성 백혈병, 류마티스 관절염 등 셀트리온이 신청한 모든 적응증에 대해 판매를 허가했다.
이번에 EMA 승인을 받으면서 셀트리온은 유럽연합(EU) 28개국을 비롯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 31개국에 트록시마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정식 판매는 2·4분기부터이며 현지 유통사인 먼디파마, 바이오가랑, 컨이 판매를 담당한다. 국내에서도 작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획득해 이르면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학회에서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가 오리지널 제품인 얀센의 ‘레미케이드’와 크론병 치료에 동등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유럽크론병대장염학회에서 30주에 걸쳐 두 제품을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양측 환자 모두 유사한 수준으로 증상이 완화되는 등 동등한 약효가 관찰됐다. 또 앞서 유럽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돌풍을 예고하는 등 3개 핵심 제품을 확보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허쥬마·트록시마에 대응하는 3대 오리지널 의약품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5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향후 3년 내에 3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올 상반기 중에는 유럽에 이어 미국 식품의약품(FDA)에도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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