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자산운용이 세계 3대 헤지펀드를 편입한 사모 재간접 펀드를 출시했다. 사모 재간접 펀드를 통해 투자자 수요를 파악한 후 한국형 헤지펀드를 내놓고 직접 운용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이병철 KTB투자증권(030210) 부회장 취임 이후 그룹 차원에서 대체투자 부문 특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그동안 에쿼티 롱쇼트(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롱·long), 내릴 것 같은 주식은 매도(쇼트·short)해서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에 치우친 한국형 헤지펀드에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KTB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시장 진출 후 개인투자자의 헤지펀드 투자가 수월해지는 공모 재간접 펀드 시장 역시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자산운용은 세계 3대 헤지펀드로 꼽히는 미국 AQR캐피털과 영국계 헤지펀드 GIB 등이 운용하는 10개의 글로벌 헤지펀드를 편입시킨 사모 재간접 헤지펀드를 모집하고 있다. 연초 1·2호가 각각 108억원, 58억원씩 모집됐고 3호 펀드 역시 오는 3월 중 설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KTB자산운용이 모집하고 있는 사모 재간접 헤지펀드는 공모 재간접 헤지펀드 출시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이 기대된다. KTB운용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에 시장 상황에 맞는 글로벌 헤지펀드을 중심으로 한국형 헤지펀드까지 편입하는 공모 재간접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우선 글로벌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사모 재간접 펀드를 출시해 시장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KTB자산운용은 사모 재간접 펀드를 통해 투자자 반응을 확인하고 운용성과(트랙레코드)를 쌓은 후 헤지펀드 투자가 가능한 공모 재간접 펀드를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펀드상품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공모 재간접 헤지펀드 도입을 추진했다. 기존에는 헤지펀드에 개인은 1억원 이상 직접 투자만 가능했지만 공모 재간접 헤지펀드가 도입되면 500만원으로도 헤지펀드에 투자가 가능하다. 자산운용사들은 늦어도 4월까지는 공모 재간접 해지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KTB운용 관계자는 “항공기, 부동산, 해외 대체자산에 사모펀드운용 경험이 풍부해 다양한 투자운용기법을 포함한 헤지펀드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1년에 1,490억원의 설정액으로 시작된 한국형 헤지펀드는 규제 해소와 공모펀드에 대한 불신에 자금이 몰리며 1월 말 기준 263개의 펀드에 6조9,726억원의 자금이 설정됐다. 2015년 하반기 헤지펀드운용사 설립요건이 자본금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완화되고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뀐데다 지난해 6월부터 증권사 ‘인하우스(In-house)’ 헤지펀드가 출시되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업계의 숙원이었던 공모 재간접 헤지펀드가 출시되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송종호·김연하기자 joist1894@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