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과 가축 전염병 등으로 인해 뛰고 있는 물가가 곧 안정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유가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봄철 채소 출하량이 늘어나며 생활물가 상승세가 완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6일 ‘생활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 점검’ 자료는 내고 최근 뛰고 있는 물가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한은의 물가 진단은 지난달 농축수산물과 휘발유 등 체감물가와 밀접한 생활물가(생활필수품물가지수·2.4%)가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도 2%로 뛴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생활 물가 움직임이 인플레이션 기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최근 (물가) 상승 원인과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월 생활물가가 소비자물가(2.0%)를 끌어올린 기여도는 1.3%포인트에 달했다.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단기(향후) 인플레이션 기대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오른 2.8%, 장기(향후 5년)는 0.1%포인트 뛴 2%를 기록했다.
진단 결과 한은은 앞으로 생활물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생활물가를 올렸던 농축수산물 가격은 봄철 채소류 출하량이 늘어나는 데다 조류인플레이션(AI)의 확산이 안정되면서 공급 측면에서 상승압력이 줄어들 전망 때문이다. 한은은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축산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구제역이 전면 확산되지 않을 경우 돼지고기 가격은 평균 1.3% 하락했고 쇠고기는 국산은 가격이 내리고 대체재인 수입 쇠고기 가격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유가 역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늘어나고 최근 환율하락(원화강세)이 수입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정부가 최근 뛰는 소비자물가에 부담이 가중되는 국민들을 고려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할 방침이라 올해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폭도 1%에 못 미칠 전망이다. 또 한은은 소득이 정체되며 민간소비도 위축되고 있어 개인서비스요금도 상승세가 다소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다만 향후 국제유가의 움직임과 구제역의 (전국적인) 확산 여부 등 생활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있다”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에 가까운 수준을 보이겠지만 연간 전체로는 1월 전망 수준(1.8%)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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