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다양한 것을 하기보다는 전문기업으로 하나의 분야에 열심히 투자해온 덕에 40년 넘게 회사를 지속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변봉덕(78) 코맥스 대표는 27일 ‘명문 장수기업’으로 성장해온 비법을 ‘전문성과 투자’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코맥스 등 6개 기업을 대한민국 최초로 ‘명문 장수기업’으로 선정했다.
변 회장의 경영철학은 ‘기업은 정직해야 더 강하다’이다. 코맥스는 지난 1968년 중앙전자공업사로 시작해 국내 최초로 인터폰을 만들었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력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현재 전 세계 120개국에 수출하는 튼실한 스마트홈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여명이 일하고 있는 코맥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146억원. 변 회장은 “코맥스가 지금까지 커온 뒤에는 우선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함께 관련 부품업체간의 상생협력이 기반이 됐다”며 “기업은 덩치보다 내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코맥스와 함께 ‘명문장수기업’ 반열에 오른 삼우금속공업은 표면처리도금 등 뿌리기술전문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1970년 출범한 이 회사의 경영방침은 ‘사람이 자산’이다. 경영성과에 따라 정기상여금 600%외에 매년 월급여의 최대 350%까지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는 이유다.
방효철(74) 삼우금속공업 대표는 “직원과 경영자간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업을 오래 경영하다보니 수익도 중요하지만 직원들과 성과를 나누는 것이 곧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이같은 경영철학을 통해 ‘33년간 무재해 사업장’이라는 국내에서 유일한 진기록도 갖고 있다. 320여명의 직원들이 금속을 깎고 가공하는 위험한 일에 종사하지만 ‘사람이 우선’이라는 철학이 무재해 사업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방 대표는 “우리 회사는 이직률이 적고 직원들이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사람에 대한 투자가 결국 장수기업으로 가는 길”이라고 설파했다.
이날 명문장수기업의 영예를 안은 기업은 코맥스와 삼우금속공업 외에 동아연필·매일식품·피엔풍년·광신기계공업. 이 기업들은 단지 오래 살아남아서가 아니라 실적은 물론 기업문화나 사원 복지, 노사관계, 사회적 공헌 등 종합적인 평판조사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모범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외형과 내실에서 모두 100년 장수를 향한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명문장수기업들이 가진 특징은 뭘까. 바로 끊임없은 기술과 인재에 투자, 안정적인 승계작업, 그리고 노사·지역과의 상생이다. 이들 6개 기업의 업력은 평균 56년. 매출액은 612억원으로 일반 중소기업보다 14배 많다. 특히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매출액 대비 2.5%로 일반 중기들보다 2배 가량 높다.
6개사 모두 경영권 승계 작업이 원활하다는 점도 장수기업으로서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이들 기업들은 원활한 노사관계는 물론 지역과 상생 등 사회적 책임경영에도 충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제품 차별화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안정적 경영 구도를 만드는 동시에 회사에서 발생한 성과는 반드시 직원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삼박자를 갖춘 것이 명문 장수기업의 비결인 셈이다.
명문장수기업들은 생산제품에 ‘명문장수기업(사진)’ 마크를 사용할 수 있고, 영문확인서를 해외 수출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국가가 인정한 ‘명문장수기업’이 100년 이상 지속적인 기업경영의 바람직한 롤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중견기업까지 선정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영일기자 han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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