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골수성백혈병이 급성 백혈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해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김동욱 혈액내과 교수와 김홍태 성균관대(생명과학과)·명경재 울산과학기술원(생명과학부) 교수팀은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코블1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급성 백혈병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코블1 유전자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내성 문제로 안 듣던 표적항암제가 다시 잘 듣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동안 만성골수성백혈병이 급성기로 진행하는 원인을 밝히려고 수많은 연구진이 시도했지만 결정적인 유전자를 찾아낸 것은 김 교수팀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연구재단의 한국백혈병은행이 보관해온 90명 이상의 환자 검체, 1~3세대 표적항암제인 글리벡·타시그나·스프라이셀·슈펙트·포나티닙,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과 생명공학·의학 연구에 많이 이용되는 어류(제브라 피시) 등이 사용됐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진단 초기에는 만성기의 순한 상태가 5~6년간 지속된다. 하지만 표적항암제가 안 듣게 되면 급성기로 전환돼 암세포가 무한 증식, 1년 안에 사망한다.
김 교수는 “향후 획기적인 백혈병 치료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다른 백혈병으로까지 확대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와 후속 연구를 통해 코블1 유전자가 만성골수성백혈병 줄기세포뿐 아니라 일부 고형암에서도 발현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급성으로 전환될 때 늘어나는 코블1 단백질을 혈액에서 검출해내는 조기진단키트를 관련 기업과 개발 중이며 코블1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코블1 단백질 억제제, 백혈병 줄기세포를 공격하는 완치 치료제 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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