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손잡고 국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문 정비인력 공동 양성에 나선다. 수입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사가 국내에서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독상공회의소와 교육부·BMW그룹코리아 및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6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독일의 직업훈련 교육제도인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의 국내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우스빌둥은 기업이 직접 참여해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독일에서는 매년 350여곳의 직업군에 150만명이 아우스빌둥을 통해 채용된다. 독일뿐 아니라 세계 30여개국에서도 해당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도입되는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은 자동차 정비 부문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아우토 메카트로니카’로 특성화 고등학교와 마이스터고 등의 자동차학과 3학년생이 선발 대상이다. 참여 학생들은 벤츠와 BMW 딜러사와 정식 근로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면서 3년 동안 일과 학습을 병행하게 된다. 양사는 이번 프로그램에 오는 2020년까지 총 100억원을 투자해 500명의 기술 인력을 공동 양성한다는 목표다. 올해는 벤츠코리아가 42명, BMW코리아가 48 등 총 90명을 선발하고 과정 이수자는 전원 채용할 계획이다.
벤츠와 BMW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손을 잡은 것은 갈수록 늘어나는 판매량에 맞춰 전문 인력을 양성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매년 10%를 웃도는 청년실업률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는 사회공헌 측면도 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는 “다임러 그룹은 지난 100여년 동안 1,700여명을 아우스빌둥을 통해 채용했다”며 “한국에서도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해 인적자원을 향상하는 한편 사회의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대표는 “아우스빌둥 참여 학생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 기술자로 커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가장 진보된 기술력을 지닌 BMW와 벤츠가 처음 시작하지만 앞으로 한국에 진출해 있는 다른 기업들도 참여해 프로그램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독일은 도제교육 등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한국의 직업교육 시스템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두원공과대학과 여주대학은 각각 18일과 25일 채용설명회를 열고 접수 받는다. 서류 및 필기전형, 면접전형은 4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